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의문의 싱크홀(sinkhole)이 잇따라 발견돼 서울시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싱크홀은 땅이 갑자기 푹 꺼져 생긴 구덩이를 말하는 데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 국회대로에서 한 달 사이에 두 차례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지난 6월 19일 운전자의 신고로 확인된 첫 번째 구덩이의 경우 가로 3m, 세로 3m, 높이 4m 규모에 달했다. 영등포구와 강서도로사업소는 하수를 흘려보내는 콘크리트관인 하수박스 등 지하 구조물들을 조사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일단 도로를 임시로 복구하고 전자파를 투과해 지하 구조물의 형상을 파악하는 조사법인 GPR 탐사를 품질시험소에 의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첫 구덩이에서 약 2m 떨어진 지점에서 가로 1m, 세로 1m, 깊이 1.5m짜리 구덩이가 또 다시 발견됐다.
도심에서 나타나는 싱크홀은 파손된 상수관과 하수관, 빗물 연결관에서 흘러나온 물이 주변에 있던 흙과 함께 흘러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영등포구는 싱크홀 주변에 있는 폭 1m, 깊이 1.4m짜리 하수관으로 들어가 누수가 있는지 살펴봤으나 이번에도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2차례에 걸친 현장 조사에서도 원인이 나오지 않자 서울시는 상수관, 공동구, 통신관로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싱크홀이 지하철 공사와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공동조사 대상에 서울시메트로 9호선을 포함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런 사례는 처음 발견된 것으로 조사를 더 진행해 봐야 정확한 원인파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각 부서 조사와 GPR 탐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회의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