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번엔 꼭 성공"… 우주강국 도약 축포 쏜다

[나로호 9일 우주로]<br>음속돌파·로켓 단 분리가 성공 좌우할 최대 고비<br>위성 교신돼야 최종 성공 페어링 정상작동도 관심


'우주 강국으로의 진입이냐' 아니면 '우주개발 전쟁의 변방으로 계속 남느냐'를 판가름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지난해 첫 발사의 실패를 딛고 9일 다시 우주로 쏘아올려진다. 이번 2차 발사가 성공할 경우 국제적인 기술이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전략적 기술인 발사체 기술 경험을 확보하고 자립화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특히 발사 성공에 따른 국가 브랜드 제고와 함께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1차 발사 때의 실패 원인을 철저히 분석ㆍ보완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발사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난 7일 기립 전 점검과정에서 전기신호 이상이 발생해 기립이 5시간 정도 지연된 데서 볼 수 있듯 로켓의 발사 성공까지 예상치 못한 수많은 고비가 존재한다. ◇첫 고비는 '음속 돌파'=나로호는 발사된 지 55초 만에 고도 7.4㎞ 지점에서 음속(초속 340m)을 돌파한다. 이때가 첫 고비다. 예정대로 음속을 돌파하면 연료가 성공적으로 주입되고 있고 엔진 등 추진기관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으나 만약 액체 엔진이나 고체 모터, 노즐 및 노즐 밸브, 연료 및 산화제 등에 결함이 있을 경우 폭발할 위험성이 크다. 1953년부터 2003년까지 우주발사체 실패 원인 중 추진시스템(propulsion) 결함이 56.2%로 가장 많았다. 나로호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1단 액체 로켓은 러시아에서 그대로 들여왔다. 러시아 흐루니체프가 차세대 발사체로 개발하고 있는 '안가라'의 기본엔진 개량품으로 사실상 처녀비행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첫 발사 때 우려가 많았으나 다행히 이 부분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페어링 제대로 벌어질까=나로호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인 페어링은 상단 로켓에 달려 있는 과학기술위성 2호가 대기권 내에서 손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덮개다. 대기권을 돌파한 나로호가 이륙 후 215초가 되면 두 쪽으로 나눠져 있는 페어링이 쪼개지면서 떨어져 나가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첫 발사 때는 2개의 페어링 중 파(far) 페어링만 이 지점에서 떨어져 나가고 니어(near) 페어링은 발사 후 540여초께 과학기술위성 2호 분리 과정에서 충돌해 떨어져 나갈 때까지 매달려 있었다. 이 한쪽 페어링의 무게 때문에 나로호는 중심을 잃어 정상궤도를 벗어났고 인공위성도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다.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는 페어링 미분리 원인으로 전기배선 장치의 발전현상에 따른 페어링 분리화약 미폭발, 페어링 분리기구의 불완전 작동에 따른 기계적 끼임 등 두 가지로 압축해 보완조치를 취했다. ◇1ㆍ2단 로켓 분리도 난제=페어링 분리 후 14초가 지나면 1단 로켓 엔진에 정지 명령이 떨어지고 그로부터 3초 뒤인 발사 후 232초 무렵에 1단과 2단 로켓이 분리된다. 1ㆍ2단 로켓은 폭발물이 들어 있는 볼트 4개로 연결돼 있는데 폭발물이 터지면 볼트가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단 분리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나로호는 초속 약 4.2㎞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를 낸다. 이 때문에 제때 단 분리가 되지 않으면 나로호는 정상궤도를 벗어나게 된다. 단 분리 실패는 추진시스템 문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로켓 발사 실패 원인이다. ◇인공위성ㆍKAIST 간 교신해야 최종 성공=발사 395초 뒤 2단 로켓의 점화가 이뤄지면 사실상 발사 성공과 다름없다. 이후 2단 로켓이 마하 23.6(초속 8,030m)의 속도로 날아 과학기술위성 2호를 고도 306㎞의 목표 궤도에 밀어 올리는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이륙 후 540초 뒤에 2단 로켓과 분리되면서 위성궤도에 안착하게 된다. 우주발사체인 나로호는 인공위성을 제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절차가 마무리되면 나로호 발사 자체는 일단 성공하는 셈이다. 그러나 발사 후 약 13시간쯤 지나 과학기술위성 2호와 KAIST 인공위성센터 간 교신이 이뤄져야 나로호 발사가 완전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제작비용만 100억원이 넘는다. 매일 103분에 한바퀴씩 지구를 돌면서 2년간 대기의 지구복사에너지를 측정하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관한 연구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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