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종부세 회피 급매물 속출

강남 재건축 단지등 1억이상 싼 매물 잇따라<br>매수심리 급랭에 거래는 안돼 더 떨어질수도

“무조건 팔아달라고 1억원 이상 낮게 불러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네요.” 오는 6월1일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을 앞두고 세금회피를 위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시세보다 평균 3,000만~4,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싼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거래는 쉽지 않은 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종부세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급매물이 늘어나는 추세다. 강남구 개포동에는 올해 공시가격이 6억원을 넘어 종부세 대상이 된 주공 1단지 15ㆍ17평형의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이 아파트 15평형은 올해 9억7,000만원에도 거래가 됐으나 최근 8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고 17평형은 12억원 이상에서 11억5,000만원 정도에 나오고 있다. 박효근 태양공인 사장은 “종부세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6월 이전에 잔금을 납부하고 등기를 마치는 조건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세가 없어 가격이 더 떨어질 여지도 많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6월 이전 등기를 전제로 최근 떨어진 시세에서 2,000만~3,000만원가량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34평형의 경우 잇단 정부 대책으로 최근 11억5,000만원으로 주저앉았으나 종부세 회피 목적의 매물은 11억3,000만원에 나와 있다. 이 아파트 36평형 역시 일반 매물(14억2,000만~14억3,000만원)보다 2,000만~3,000만원 싼 13억9,000만~14억원에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 지역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주택법 통과 이후에는 이런 저가 급매물도 잘 팔리질 않아 종부세를 피하려는 매도자들의 걱정이 많다”며 “매수자들만 적극적이라면 500만~1,000만원은 추가로 깎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뿐 아니라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에 살던 집을 새로 집을 산 날로부터 1년 내에 팔아야 한다. 유예기간 1년이 지나면 2주택 보유자로 인정돼 양도세가 50%로 중과되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은 매물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현재 일반 매물은 10억~10억5,000만원선으로 떨어졌으나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매도자들은 9억5,000만~9억7,000만원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용인 신봉ㆍ성복동 일대에도 지난해 중형에서 대형으로 갈아탄 수요자들이 양도세 유예기간에 쫓겨 시세보다 1억5,000만~2억원가량 싸게 내놓는 상황이다. 급매물 출현에도 매수세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실수요자라면 지금의 기회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종부세 부과 기준일이 지난 후에는 추가 가격하락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분양가상한제나 가점제 시행 이후 일반 매매시장으로 전환되는 수요도 예상된다”며 “평형을 늘리거나 새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 특히 유주택자의 경우에는 역으로 생각해 요즘이 내 집 마련의 적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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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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