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케미칼, 이라크에 석화 플랜트 짓는다

■ 김승연 회장이 길 닦은 네트워크의 힘<br>에틸렌 공장 등 40억달러 투자 합작 LOI… 원가경쟁력 확보<br>비스마야 이어 '신뢰 성과'… "김 회장 부재로 차후 협상 우려"



한화그룹이 에탄가스 산지인 이라크에서 현지 정부와 손잡고 석유화학 공장을 짓는다.

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터놓았던 한화와 이라크 정부의 네트워크가 건설사업 수주에 이어 석유화학 합작으로 이어졌다. 한화는 현지 플랜트를 건설하면 산지에서 저렴한 에탄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어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케미칼은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가 19일 장교동 한화빌딩 사옥에서 모하메드 자인 이라크 산업부 차관과 만나 이라크 현지에 에틸렌 생산설비 및 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 사업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이라크 현지에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케미칼은 현지 정부와 함께 이라크 남부지역에 100만톤 규모의 에탄·천연가솔린 분해시설과 이를 기반으로 폴리에틸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플랜트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총 투자규모는 약 40억 달러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LOI 체결을 시작으로 이라크 정부와 구체적인 사업성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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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은 저가의 원료를 선점하기 위해 이라크 진출을 추진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동과 북미지역에서 에탄가스를 기반으로하는 저가 제품이 등장하면서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기반의 제품은 원가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탄가스 기반 제품이 나프타 기반 제품보다 30~50%가량 저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에 산지에 직접 진출해 에탄과 천연가솔린 기반의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해 중동 및 북미산 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을 추진하게 됐다. 특히 이라크는 저가원료가 풍부하지만 석유화학산업이 아직 미성숙한 지역으로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이라크 정부가 직접 협력상대로 나선 것은 김 회장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을 위해 이라크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던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화건설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을 수주하기 전 이라크를 방문하는 등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의 협상을 주도했다. 다만 김승연 회장이 법정 구속되는 등 부재상황이 오면서 이라크 정부와 한화는 이번 LOI 체결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을 보냈다.

한화 측은 이에 이번 합작이 투자규모가 40억 달러에 이르고 상업생산까지 7년이상 걸리는데다 대정부 협상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김 회장의 부재로 진척이 더디거나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가 신도시 건설 추진 과정에서 보여준 한화그룹의 역량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갖게 돼 이번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석유화학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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