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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라고 했다. 우리 몸에서 음식물을 처음 받아들여 잘게 부수는 역할을 하는 치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를 열심히 닦는 것 외에 건강한 치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오는 9일 '구강보건의 날'을 앞두고 각 연령대에 맞는 치아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선경훈 선치과병원장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 어릴 때부터 올바른 구강관리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연령별로 치아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치아관리 요령을 배운다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아는 생후 6개월부터 나기 시작해 만 3세가 되면 20개의 유치(젖니)가 모두 나온다. 이때부터 치아를 관리하지 않으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충치가 없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2세 이전에는 부모의 올바른 수유 습관이 중요한데 우유병을 오래 빨아 이가 썩는 우유병 우식증(충치)을 주의해야 한다. 우유 속의 젖당이 분해되면서 산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아기 치아를 공격하는 것이다. 대개 윗니 중 앞니 4개에 잘 생기며 진행속도도 빠르고 통증도 아주 심하다. 따라서 잠들기 전이나 밤에는 수유 대신 보리차나 생수만 물려 재우는 게 좋고 앞니만 났을 때는 거즈나 유아용 고무 칫솔로 입안을 가볍게 닦아주면 된다.
치약을 사용해 이를 닦기 시작하는 시기는 2~3세부터다.
아이의 유치가 나는 이 시기에 먼저 마른 거즈로 치아를 닦아 치아를 덮은 막을 제거한 뒤 치약을 묻혀 닦아낸다. 나중에 치약이 남지 않도록 입속을 잘 헹궈준다.
4~5세에는 아이가 스스로 양치질을 하게 한다. 이때의 칫솔질 습관이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에 부모가 철저히 지도해야 한다. 아이가 칫솔질을 끝낸 다음에는 반드시 잘 닦았는지 살펴봐야 하고 이때 칫솔은 작은 치아의 틈까지 닦을 수 있도록 어린이 전용을 쓴다.
만 6세가 넘으면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만큼 치아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영구치가 모두 나오기까지 3년 걸리는데 이때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영구치는 아래쪽 앞니가 빠진 뒤 다시 나며 어금니가 가장 늦게 난다.
음식물을 씹는 일의 70~80%가 어금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어금니는 치아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 어금니가 잇몸에 파묻혀 있다가 천천히 올라오면서 잇몸과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끼여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 치과에서 치아 표면에 불소를 발라주는 불소도포와 치아의 씹는 면을 덧씌우는 실란트를 할 수 있고 3~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소아치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실란트와 불소도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특히 충치 발생률이 높고 아이들의 안면골이 많이 성장하므로 주걱턱이 생기거나 반대로 위턱이 너무 튀어나오는 문제, 얼굴의 비대칭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7~10세까지는 1년에 2~3차례 이상 자주 치과를 방문해 치아상태를 점검하는 게 좋다. 또 치열이 고르지 못하면 치아의 씹는 기능이 떨어지고 칫솔질이 어려워 충치가 생기기 쉬우므로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성년이 되면 학업이나 직장생활 등으로 바빠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치아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이 시기부터는 치아를 손상시키는 위해 요인이 더욱 많아지게 된다. 남성은 잦은 흡연과 음주·외상 등으로 치아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임신·출산이나 유색음료·음식물을 너무 많이 섭취해 문제가 생기기 쉽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혈액순환 저하를 초래해 세균감염에 대한 몸의 면역 작용을 약화시킨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리적 긴장으로 불안도가 높아지며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영향을 받아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는 곧 침 분비량을 줄이기 때문에 세균의 활동력을 높여 충치가 생길 위험이 커지게 된다.
여성은 임신·출산시 치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입덧은 위산을 많이 분비시켜 산도를 높이므로 치아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임신 중에는 여성 호르몬이 늘어 치태나 치석이 조금만 껴도 잇몸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선 원장은 "성년·중년층 치아관리는 노년기 치아건강을 좌우하므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며 "주기적으로 치과에 가 스케일링 등으로 치석 등을 제거하고 설태를 제거해주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평소 커피와 콜라·담배 등을 즐겨 치아와 잇몸이 변색됐거나 치열이 잘못돼 있다면 치아미백과 라미네이트 같은 간단한 치과치료로 자신감 있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장년·노년기에 접어들면 오랫동안 씹는 행위로 치아 겉부분이 닳거나 깨지기 쉬우며 잇몸이 약해지고 치아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입속 노화가 본격화한다.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세균번식이 쉬워지고 잇몸질환과 노인성 충치가 더욱 심해진다.
입안이 건조할 경우 물을 자주 마시고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껌이나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심한 치주염이 치아상실로 이어졌을 경우 틀니와 임플란트 같은 인공치아에 의존하게 된다. 틀니는 노인이 가장 많이 하는 인공치아술. 자연치가 남아 있다면 '부분틀니'를 고려하고 그렇지 않다면 '완전틀니'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잇몸 탈부착을 반복하기 때문에 소독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임플란트는 잇몸뼈에 특수금속(티타늄) 기둥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으로 신경 써서 관리해주면 씹는 힘과 모양새가 자연치아에 버금갈 정도다.
환자들 중에는 잇몸뼈가 부족해 뼈 이식 후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뽑은 치아를 활용해 시술하는 '자가치아 뼈 이식술'이 각광 받고 있다. 자가치아 이식은 뼈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안전하고 빠른 회복을 위해 자가치아를 이용한 임플란트 시술로 자신의 치아를 사용해 특별한 거부반응이나 감염 위험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임플란트는 식립 후 오래도록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게 철저한 관리 시스템이 중요하다. 임플란트는 3~4개의 구조물로 돼 있다 보니 그 사이에 미세한 음식물이나 침이 고여 냄새가 나기 쉬우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잇몸건강은 임플란트 수명과 직결된다. 임플란트를 한 치아뿐 아니라 주변 치아도 정기적으로 점검해 잇몸병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