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0일] 엘리엇 & 하버드


하버드(Harvard). 세계 랭킹 1위의 대학이다. 언제부터 그랬을까. 찰스 엘리엇(Charles W Eliot) 이후다. 엘리엇은 40년간 총장으로 재임하며 지방 단과대학인 하버드를 세계적인 종합대학으로 변신시킨 인물. 1834년 3월20일, 보스턴의 부유한 수입상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하버드에서 수학과 화학을 전공하고 1853년(19세) 졸업과 동시에 수학을 가르쳤다. 24세에 조교수에 임용되는 등 순항하던 그가 변화의 계기를 맞은 것은 2년간의 유럽 방문. 엘리엇의 눈에 비친 유럽의 대학은 충격이었다. 미국 대학의 학과목이 고전과 기독교 교리 중심인 반면 프랑스와 독일 대학은 이공계 인재 양성소였기 때문이다. 귀국 후 MIT 교수로 일하던 그는 1869년 모교의 부름을 받았다. 35세의 젊은 총장은 바로 개혁에 나섰다. 방향은 연구 중심 대학. 획일적으로 강요되던 라틴어와 고전문학 대신 산업화와 도시화에 필요한 과목을 도입하고 선택과목의 폭을 넓혔다. 1909년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하버드뿐 아니라 엘리엇의 개혁을 본뜬 미국의 대학들은 세계적인 학교로 발전했다. 오늘날 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에는 엘리엇의 그림자가 담긴 셈이다. 개혁을 뒷받침한 것은 돈. 엘리엇은 기업가들로부터 후원을 얻어내 건물을 짓고 연구 기자재와 장서를 늘렸다. 하버드대학이 보유한 부동산과 주식ㆍ채권은 2005년 현재 293억달러를 웃돈다. 1636년 ‘뉴 칼리지’로 설립돼 유산 779파운드와 장서 400권을 기증한 존 하버드 목사의 이름으로 개칭한 1639년과 비교할 때 하늘과 땅 차이다. 시카고대학이 설립(1890년) 당시 일류대학의 조건을 자문하자 엘리엇은 이렇게 답했다. ‘교육은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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