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왕을 꿈꾸는 여인들의 자화상

천경우 한미사진미술관서 사진展

천경우 작가의 '여왕되기'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마리씨의 모습.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SetSectionName(); 여왕을 꿈꾸는 여인들의 자화상 천경우 한미사진미술관서 사진展 조상인기자 ccsi@sed.co.kr 천경우 작가의 '여왕되기'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마리씨의 모습.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누구나 여왕이 될 수 있다는 가정에서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천경우는, 자신이 마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모아 여왕처럼 분장하게 한 뒤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다. 이른바 '여왕되기(Being a Queen) 프로젝트'. 광고를 보고 작가에게 찾아온 덴마크인은 35명. 이들은 제각각 자신이 왜 여왕과 닮았는지를 설명했다. 당당한 풍채와 큰 키부터 '인생의 방관자로 살지 않겠다'는 여왕의 인생철학을 공유한다는 점, 심지어 이민자와 결혼했다는 공통점까지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다. 천경우는 이 중 19명을 선택했다. 모델은 덴마크 여왕의 전통인 파란 드레스를 입고 왕관을 쓴 채 카메라 앞에 섰다. 장노출 기법으로 흐릿한 영상을 만들어 내는 작가는 모델의 나이에 비례해 노출시간을 설정했다. 31세 모델은 31분, 48세는 48분…. 열린 렌즈 앞, 자신의 나이만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여왕과 '닮은 척'했던 사람들은 왜 자신이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되돌아보게 됐고 결국 여왕이 아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여왕을 향한 동경과 대리만족의 환상은 결국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기에, 여왕을 닮은 사진은 각자의 자화상인 셈이다. 작가는 "마치 초점을 벗어난 듯 흐릿한 사진에는 숨을 쉬고 움직이는 미세함까지 모두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결과 뿐 아니라 과정까지도 작품의 일부라는 얘기다. 천경우는 유난히 여왕을 친근하게 여기는 덴마크의 사회 분위기에 주목해 이 작업을 시작했고, 2007년 덴마크 정부의 초청ㆍ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제3회 한미사진미술상 수상을 기념해 한미사진미술관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진갤러리인 '갈레리 이미지'가 공동 기획한 것으로 지난해 덴마크 '오후스 아트센터' 전시 후 유럽에서 작품집도 출간됐다.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사진과 비디오설치작품 등 총 47점이 6월5일까지 전시된다. 전시장 한켠에는 관람객이 책상에 앉아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반추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음으로써 스스로를 재발견할 수 있다. (02)418-1315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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