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업무 27년 '개혁 마술사'"선배들이 한 방식을 답습하지 마라. 수용하지만 깨뜨려야 한다."
LG산전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정만(54ㆍ사진) 사장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것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생각하는 '제로베이스 경영'을 지침으로 삼고 있는 그의 업무스타일과도 맥을 같이한다.
김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재무통. 지난 73년 LG화학 입사이후 27년간 줄곧 재경업무를 맡아오며 꼼꼼한 일처리와 과감한 의사결정이 몸에 배어 있다. 이 같은 능력은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LG산전의 '전환기'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게 했다.
99년 LG화학에서 LG산전 CFO(재무담당임원)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엘리베이터 사업 및 자판기ㆍ 동(銅)제련 사업 매각 등 LG산전의 굵직굵직한 구조조정 업무를 진두지휘해 왔다. 특히 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의 미국 오티스사 양도는 그의 작품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지난해에도 김 사장은 동박(銅薄) 사업을 LG전선에 양도하는 등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LG캐피털 보유주식 1,600만주를 워버그 핀커스사에 매각, 5,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구조조정의 마술사'로 불리는 그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흑자전환. 지난해 부채비율을 397%, 매출 7,809억원에 당기 순손실 627억원을 기록한 회사를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다. 산업용 전력기기 선도업체라는 명성을 발판으로 시스템 사업을 강화, 설계에서 진단ㆍ유지보수에 이르는 토털 솔류션 공급업체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그의 취임사에는 자신감이 넘쳐 있다. 경남 울주 출신으로 부산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