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경제학거장' 마셜의 명저 국내 첫 출간

■경제학원리(앨프레드 마셜 지음, 한길사 펴냄)


영국의 경제학자 앨프레드 마셜(1842~1924)의 '경제학원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현대 미시경제학의 가장 원론적인 분석도구들을 집대성한 경제학 사상 기념비적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890년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마셜을 세계 경제학계의 대표적 인물로 부상시켰다. 총 6편 55장과 부록으로 구성된 책은 이전의 모든 경제학을 체계화하고 마셜 자신의 생각을 더했으며 이후 많은 대학의 교재로 채택됐다. 마셜은 W.S. 제번스, L. 발라와 더불어 경제분석 방식에 한계 개념을 도입, 한계 혁명을 주도하고 신고전파 시대를 개척한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경제학(Economics)'이란 용어도 마셜이 지난 1879년 '산업경제학'에서 처음 사용했다. 사회 현실에 대한 문제 인식은 '더운 가슴'으로 하되 해법과 처방은 '찬 이성'을 동원해야 한다 명언을 남기기도 한 마셜은 수요의 탄력성, 소비자 잉여, 준지대 등 숱한 개념들을 도입해 경제학의 체계를 정립하고 경제학을 독자적인 학문의 반열로 끌어올린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경제학의 거장'으로 불린다. 마셜은 제1편 '예비적 고찰'에서 경제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제3편 '욕구와 욕구의 충족'에서는 수요를 효용에 기초해 설명하며 소비자의 효용극대화 조건을 설명한다. 마셜은 여기에서 경제학의 두 가지 중심 분석도구, 즉 수요의 탄력성과 소비자잉여를 처음 도입한다. 제4편 '생산요소'에서는 3대 생산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을 설명하면서 산업조직을 자본에서 떼어내 별도의 생산요소로 구분해 상세하게 풀이한다. 이 책에는 단순한 지식뿐 아니라 마셜의 정직한 고백과 탁월한 식견이 투영돼 있다. "경제학자는 윤리적 힘도 고려해야 한다. 윤리적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상태에서 세심하고 정력적으로 그러나 비정하고 이기적으로 금전상의 이득을 추구하는 '경제인'의 행동과 관련된 추상적 과학을 구성하려는 시도가 실제로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으며 철저하게 수행되지도 못했다"(제1판 서문 중)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쫓은 월가의 탐욕과 부도덕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음을 상기해볼 때 120년 전 마셜의 원칙과 식견을 되새겨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1권 2만 8,000원, 2권 3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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