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 "日 '토요코인' 벤치마킹 하라"

파격적 숙박비·최적 입지·인터넷…


"한국의 특급호텔은 대체로 친절한 편이지만 중저가 호텔로 갈수록 직원들이 무뚝뚝하고 서비스도 불만족스럽더군요. 친절함이 몸에 밴 일본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최근 동대문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류이치 미야미(32)씨는 한국 관광에서 아쉬운 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일본에 대한 이미지를 물으면 십중팔구 '친절하고 깔끔한 서비스'를 꼽는다. 특히 일본의 호텔 서비스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다. 친절한 서비스는 기본이고 파격적인 가격혜택까지 갖춰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호텔 체인이 있다. 지난 1986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처음으로 호텔업을 시작한 '토요코(東橫)-인(inn)'은 지하철역에서 가깝다는 최적의 입지조건에다 파격적인 가격정책, 조식ㆍ인터넷ㆍ시내전화 무료 제공 등의 전략으로 성공한 중저가 호텔이다. 부산ㆍ서울ㆍ대전 등 5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토요코인 한국 체인의 경우 5만~6만원대(싱글룸 기준)의 저렴한 요금에다 조식과 무선 랜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중저가 호텔에 비해서도 훨씬 저렴한 숙박비가 가능한 비결은 뭘까. 백여진 토요코인 동대문점 지배인은 "인력 구조를 최대한 슬림화하면서 필요 없는 거품을 뺀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토요코인 동대문점 직원은 객실 청소나 조식 준비 등을 파트타임으로 하는 계약직원 23명, 정직원 11명 등 총 34명이다. 정직원은 지배인을 포함해 프런트 직원뿐이며 나흘에 한번씩 출근해 25시간 근무한다. 1일 3교대인 한국 호텔의 근무 시스템과는 전혀 다르다. 직원들이 25시간 근무하는 덕택에 투숙객의 불만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즉시 개선해줄 수 있다. 특히 일반 호텔에서는 필수적으로 채용하는 관리직원이 토요코인 호텔에는 없다. 지배인을 비롯한 정직원 10여명이 모두 기본적인 전구 교체, 배수관 수리, 통신 정비 등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토요코인에 투숙했던 관광객들도 만족스러워한다. 투숙객들은 이 호텔의 장점으로 가정집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꼽는다. 단골 고객에게 이 호텔 직원들은 '고객님'이라는 상투적인 칭호가 아니라 이름을 부르면서 거리감을 좁힌다. 그래서 이 호텔 투숙객 가운데 30~40%는 재방문하는 단골들이다. '어머니의 손맛(おふくろの味)'을 표방하며 전문 요리사가 아니라 파트타이머로 일반 주부 직원들이 아침식사를 차려주는 전략도 고객 감동을 자아낸다. 아침에는 죽과 볶음밥 혹은 삼각김밥과 된장찌개 등을 간단한 샐러드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백 지배인은 "국내 호텔들의 경우 각종 부대시설은 훌륭하지만 왠지 남의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불편한 느낌을 준다"며 "외국 여행을 떠난 관광객에게 어머니가 차려준 것과 같은 정성스런 밥상과 자신의 집과 같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그 무엇보다 매력적인 관광 포인트"라고 말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보이지 않는 감성에 어필하는 토요코인의 소프트파워 경쟁력은 일본이 왜 관광 선진국이 될 수 있는지,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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