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與의원들, 원내 지도부에 반기?

黨 일방통행식 의사 결정에 "우린 들러리냐"

홍준표(오른쪽)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최종욱기자

"신중하자고만 해도 반대로 몰아붙이면서 어떻게 의견을 제시하나"(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불만 있으면 반대부터 하지말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라"(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당내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당 원내 지도부가 최근 수도권 규제완화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연내비준 등 중요 현안에 대해 뚜렷한 당내 의견수렴 없이 찬성 방침을 정하자 소속 의원들이 원내 지도부의 '일방 통행식' 의사결정을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의원총회나 최고위원회의를 대체할 새로운 의견수렴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한나라당이 4일 국회에서 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 지도부의 '밀어붙이기식'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에 대한 비판이 속출했다. 부산 해운대 기장이 지역구인 서병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수도권 규제 완화와 지방 지원책을 동시에 발표했으면 더욱 좋지 않았겠느냐"면서 "세원의 지방 이전 등 지방이 스스로 경쟁력 갖출 제도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정부의 정책 발표에 앞서 여당내 충분한 의견수렴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 상당수도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경제난국 극복대책' 논의 등에 소외됐다며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연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 방침에 대해서도 당내 반발이 만만찮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날 "원내 지도부는 (비준안 처리에) 신중하자고만 해도 반대로 선을 그으니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당 지도부에서는 미국측 인사 2~3명에게 한국이 비준하면 미국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건데 그런 비공식적인 정보에 따라 추진하는 게 말이 되냐"고 성토했다. 조기 비준에 반대하는 한 친이명박계 의원은 "이미 당론 결정이 끝나서 (원내 지도부가) 다른 의견을 듣지 않는다"면서 "지금 당이 콩가루 집안인데 논의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방 출신 의원들이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를 발표하자마자 기자실에 쫓아가 반대 모임 결성을 발표한 것은 여당 의원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한미 FTA 연내 비준 방침을 재확인했다. 원내 지도부의 한 인사는 "당정 협의 내용에 대해 정치적 해석이 난무해 일부러 정부에서 발표하게 했다"면서 당내 의견 수렴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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