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이라크전쟁과 북핵 문제에다 1ㆍ4분기 기업실적 우려로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때 투자자들의 관심은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에 치중하게 되고 업종투자전략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가진 업종을 주목하게 된다. 국내 증시에서 전력ㆍ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은 경기방어주로서 주가 하락기에 대안투자처로 떠오른다.
국내 유틸리티주의 대표주자인 한국전력 주가는 가장 큰 모멘텀인 민영화가 재검토 및 수정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시장평균 수익률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전력의 주가는 안정적인 이익성장에도 불구하고 2003년 수정EPS(주당순이익) 대비 PER(주가수익비율)은 4.5배로 거래소 평균 PER에 비해 35%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같은 유틸리티 업종인 가스업종에 비해서도 20% 할인된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전력의 주가가 낮은 PER에 거래되는 이유는 높은 설비투자 부담으로 현금유출이 많아 고배당을 할 수가 없어 경기방어주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저평가는 그러나 올 상반기가 지나며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전력요금 인상을 통한 투자보수율의 상향 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발전자회사의 분리, 매각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으로 배당금이 늘어나면서 시장대비 큰 차이가 나는 할인율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새 정부의 정책적인 변수는 주가 상승탄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 재검토 및 수정 소식은 수익성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전에 대한 투자는 민영화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보류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과 함께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가스업종은 최근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업종 전체적으로는 3ㆍ4분기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수익성은 지난해 10월부터 개정된 투자보수율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 도시가스업종과 가스공사의 투자보수율은 정기예금 이자율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월부터는 정기예금 이자율에 2%포인트의 위험프리미엄을 더 받게 됐다.
이에 따라 투자보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감으로 지난 연말 배당락 이후 아직 이전 주가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한 가스업종의 주가는 서서히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업종 중 투자유망종목으로는 지역 도시가스 보급율이 낮아 성장성이 부각되는 부산가스(15350)와 지난해 배당성향이 36%로 높아지는 등 배당성향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가스공사(36460) 등이다.
<지헌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