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열두 살 소녀의 환상 동화… 그때 그 감성 그리다

애니 '추억의 마니' 19일 개봉


애니메이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가 내놓은 신작 '추억의 마니'의 주인공은 예민하기가 칼날 같은 12살 소녀 안나다.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요리코 아주머니네로 입양이 됐지만 그들에 마음을 열지 않고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 한 명 없다.


주변과 불화하는 가운데 스트레스성 천식 발작까지 날로 심해지던 안나는 결국 홋카이도로 요양을 가게 된다. 공기 맑고 조용한 그곳 시골 마을에서 안나는 아름다운 습지 한 구석에 오롯이 서 있는 한 채의 저택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쪽을 향해 난 창문 너머 보이는 금발의 소녀. 왠지 모를 그리움에 그 집을 향해 매일 발걸음을 향하던 안나는 어느 날 밤 마침내 금발의 '마니'와 만난다. 둘은 오래된 친구인 양 금세 가까워지고 안나는 난생 처음 맺은 우정에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심지어 구원받았다는 느낌마저 받는다.

관련기사



하지만 이 관계는 어딘가 이상하다. 마니는 이 관계가 절대 비밀이어야 한다며 신신당부를 하고, 전날 성대한 파티가 벌어졌던 저택은 다음날 폐허가 돼 있기도 한다. 그리고 마니는 갑자기 나타났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세상에 사춘기 소녀만큼 여리면서도 복잡하고 부서지기 쉬운 대상이 또 있을까. '추억의 마니'가 그려내는 것은 이처럼 깨질 듯 섬세한 소녀들이 그리는 환상 동화다.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에서 펼쳐지는 다정하고 그리운 이야기. 지브리 특유의 감수성과 위로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난다. 특히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이 부른 주제곡 'Find on the outside'는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의심치 않을 정도로 영화 전반에 흐르는 감성을 극대화시킨다.

작품은 영국 작가 조앤 G.로빈슨의 1967년 소설 '마니가 거기 있었다(When marnie was there)'를 원작으로 한다. 해당 책은 국내에서도 '추억의 마니'라는 이름으로 번역·출판돼 있다. 19일 개봉.


김경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