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사진) 영국중앙은행(BOE) 총재가 미국·영국 등의 경기 회복세가 아직 미진하다며 각국 중앙은행들 간 공조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그는 영국의 주택 버블을 막기 위해 주택대출 강화 등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니 총재는 이날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영국 경제가 금융위기 등의 충격에서 벗어나 스스로 지속 가능한 모멘텀을 보여주며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영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정상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레버리지가 아직 높고 선진국 수출 수요가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BOE는 지난 2009년부터 기준금리를 0.5%에 묶어놓았고 3,750억파운드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 경제도 내년 성장률이 2.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카니 총재는 "선진국의 재정적자가 커지는 가운데 장기침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정책공조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버블 우려에도 실업률이 7%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카니 총재는 "주택 가격이 금융위기 전보다 낮기는 하지만 초고속으로 급등하는 것이 우려된다"며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낮은 금리는 미국보다 영국에 더 중요하다"고 못 박은 뒤 "통화정책이 조기에 긴축적으로 돌아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주택 가격은 올 9월 이후 최근 6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11월 현재 전년동기보다 무려 7.7%나 올랐다. 이 때문에 최근 영국 정부도 모기지 대출요건을 강화했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