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회사채 수급개선… 단기자금 안정 지속될듯○재고 증가와 경제 성장
국내 산업들이 과다한 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동차 재고가 3월말 현재 적정수준을 훨씬 넘어서 20만대에 달하고 있고 철강과 기계장비, 금속제품의 재고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재고 증가와 더불어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기업들은 감산 및 밀어내기식 수출 증대를 통해 근근히 침체를 버텨 나가고 있다.
국민소득에 있어서 재고 증가액은 한해 동안에 창고에 쌓인 상품이 증가되거나 감소된 부분을 의미하며 설비·건설투자와 함께 미래의 생산을 위하여 투입된 투자지출로 취급된다. 그러나 재고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두가지 측면이 함께 고려된다. 먼저 재고 누적은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생산 둔화를 초래해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반면에 높은 재고 증가세는 순환 측면에서 향후 본격적인 재고조정을 불러옴으로써 경기 회복의 가능성을 크게 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국내 산업은 본격적인 경기 하강과 함께 96년도에 20% 내외의 높은 재고 증가율을 지속하였다. 이로 인해 95년에 9백45억원에 불과했던 재고증가액이 96년에는 무려 2조3천3백3억원에 달하였다. 이는 GDP의 0.8%를 상회하는 규모로서 재고증가분을 제외하는 경우 96년 성장률은 0.9%포인트 낮아진 6.2%로 산출된다.
이로 인해 96년도 실질성장률 7.1%는 「거품성장」이라는 평가마저 제기되고 있다.
수출 및 투자부진이 연간 지속되었고 하반기부터 수요마저 크게 위축되었는데도 생산을 계속하여 재고가 급증하였고 이것이 성장 지표에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 수요를 대비한 적정 수준의 「의도된 재고」가 아니라 대부분 「의도되지 않은 재고」라는 데 문제가 있다. 즉 출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도 생산 감축을 하지 못하는 경영 행태와 노동 시장의 구조적 경직성 문제를 표출한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최근의 높은 재고 증가는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누증에 더해 구조적 측면과 가격경쟁력 및 비가격경쟁력의 하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따른 생산 조정으로 재고를 적정수준으로 조정해나가는 기반 마련은 경기에 기민하게 대처한다는 입장뿐 아니라 중장기적 국내 경제 성장면에서도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국내금리 동향과 전망
지난 주 회사채 수익률은 당국의 신축적인 통화관리에 따른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내었다. 우선 회사채 발행물량이 약 8천억원 수준으로 전주에 비해 2천억원 정도 증가하여 수급여건이 악화되었다. 또한 지준마감에다 월말 자금수요에 대비한 기관들의 보수적인 자금운용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에 따라 콜금리는 한달여만에 12% 후반에서 하향안정세를 보인 반면, 회사채 수익률은 그동안의 하락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다시 12.6%대로 상승하였다.
이번주 회사채 수익률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이 지속되고 회사채 발행물량도 지난 주에 비해 줄어들어 수급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나 5조원 규모의 월말 세수요인 등 월말 자금수요에 따른 시중유동성 위축이 예상되어 금리하락을 제약할 전망이다.<제공:현대경제사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