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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이면 서울과 전라남도 광주가 90분만에 도착하는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2004년에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영남권이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었듯이, 내년 3월에는 호남고속철도가 공식 개통되기 때문이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면서 레저나 여행문화 등의 변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10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충북 오송~광주 송정구간(182.3㎞) 호남고속철도 신설노선 건설사업은 현재 9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호남고속철도는 지난 2006년 기본계획 고시와 기본·실시설계 시행에 이어 2009년 노반 2개 공구 착공 이후 5년간의 공사 끝에 주요 구조물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지난 9월 노반, 궤도, 전차선 공사 등 주요 구조물 시공을 완료하고 현재 시설물 검증과 차량성능시험을 시행하는 등 막바지 점검중"이라고 말했다.
철도공단은 이달말까지 선로구조물, 전차선·전력 및 송변전, 신호·통신, 차량과의 연계성 등 47개 분야를 대상으로 시험을 완료하고, 영업최고속도 시속 300㎞ 운행을 위해 단계별 증속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2월에는 철도시설의 전반적인 성능을 확인하고 영업이나 시설물 사용개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영업 시운전에 나서고 장애인협회 등 시민단체와 합동으로 이용자 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 용산에서 광주 송정까지 KTX 소요시간은 2시간 39분이다.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기존 호남선을 이용하다보니 KTX 본연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3월 KTX가 충북 오송에서 신설노선을 통해 광주로 향할 경우 운행시간이 기존보다 66분이나 단축돼 서울~광주 송정 구간을 1시33분이내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서울과 광주간 이동시간이 불과 90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오전에 광주를 출발해 서울에서 사무를 보고 광주로 돌아와 여유 있게 점심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철도공단은 호남고속철도 이용객을 위해 오송~광주 송정구간에 5개역을 신설하거나 개량했다. 지난 2010년 경부고속철도 역사로 개통된 오송역이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개량공사가 이뤄졌고 공주역, 익산역, 정읍역, 광주 송정역 등 4개 역이 새로 건설됐다. 광주차량기지도 마련됐다.
철도공단은 호남고속철도 노선에 최첨단 고속철도 22편성(1편성 10량)을 신규 투입할 방침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지난 10월 1편성을 납품받은데 이어 이달중으로 5편성을, 내년 2월 2편성을 추가 전달받을 예정"이라며 "2015년 6월 이후 나머지 14편성을 넘겨받아 호남고속철도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남고속철도에 투입될 고속차량은 KTX-산천의 미비점을 반영해 이용자 편의와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좌석수를 KTX-산천 360석에 비해 50석 증가시켜 수송능력을 13% 향상시킨 반면 좌석간 무릎공간을 143㎜를 200㎜로 57㎜ 확대해 승객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각 좌석에는 모비일기기, 노트북용 전원콘센트를 설치하고, 지붕에도 소음차단제를 설치해 방음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게 철도공단의 설명이다. 특히 4G 모뎀을 설치해 KTX-산천 대비 무선인터넷 속도를 10배 향상시켜 열차안 비즈니스 환경을 호텔 오피스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안전장치도 크게 개선했다. 확실한 제동력 확보를 위해 마찰제동, 저항제동, 회생제동 등 3중 제동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고 열차 운행중 기관사의 심장마비나 졸음 등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자동정차하도록 기관사 운전감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열차접근 확인장치를 비롯해 터널경보장치, 지장물 검지장치, 차축온도 검지장치, 레일온도 감지장치 등은 물론 기상감지장치, 지진감지장치, 문기기 히팅장치, 차량기밀제어장치 등 각종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승객들이 다른 교통수단으로 환승하는 데 편의를 주기 위해 철도역을 중심으로 연계교통 구축계획을 마련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철도공사와 지자체 등과 협의해 역사진입도로 개설, 철도역 접근도로의 도로표지판 정비, 기존에 운행중인 시내버스 배차간격 및 노선조정, 철도역에 시외버스 경유추진, 택시 영업구간 조정 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역사와 접근교통시설의 최단거리 연결을 위해 교통광장을 정비하고 정류장에 눈, 비 등을 피할 수 있는 비막이 지붕 등 시설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강영일 철도공단 이사장은 "호남고속철도의 성공적 개통을 위해 철도공단과 코레일 합동으로 인수운영전담반 및 종합시험운행팀을 구성해 운영중"이라며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호남고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