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영상 판매와 중ㆍ대형 위성 사업으로 위성 시장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김병진(사진) 쎄트렉아이 대표는 17일 대전 유성구 전민동 본사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시작한 위성영상 사업과 개발을 끝내고 해외 마케팅에 들어간 중ㆍ대형 위성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내년 이후 쎄트렉아이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위성 시장 강자(强者)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쎄트렉아이는 지난 1992년 한국의 첫 다목적 위성 '우리별' 개발의 주역들이 의기투합해 1999년 설립한 위성기업이다. 주로 500㎏ 이하 소형 위성을 턴키 방식으로 제작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키워온 쎄트렉아이는 위성에 들어가는 본체와 발사체ㆍ지상체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2001년 말레이시아의 지구 관측용 소형 위성 'RazakSAT'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의 지구 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을 잇따라 수주했다. 2010년에는 스페인 데이모스 까스티야 라 만차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인공위성(데이모스 2호) 수출 계약을 수주하며 유럽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해상도 1m급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데이모스 2호는 올 8월 수출을 완료했고 스페인 현지에서 최종 시험을 거쳐 내년 중반 발사된다.
김 대표는 "우리와 글로벌 소형 위성 시장 3강을 이루고 있는 영국 SSTL과 프랑스 아스트리움, 일본 NEC 등도 1m급 소형 지구 관측 위성을 개발 중이지만 이번에 쎄트렉아이가 개발한 위성이 가장 먼저 발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쎄트렉아이는 최근 사업 범위를 확대하며 명실상부한 위성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지난해 위성영상 판매를 시작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위성을 만들어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위성을 통해 확보된 영상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위성영상 판매 부문은 지난해 말 기준 1조4,000억원 규모"라며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쎄트렉아이를 포함해 10곳 정도 되는데 전체 시장의 절반은 미국의 DGI가, 나머지 50%의 절반을 프랑스가, 나머지는 군소회사들이 나눠 가져가는 구조로 한국 기업으론 쎄트렉아이가 최초로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쎄트렉아이는 이미 지난해 말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아리랑 위성 2ㆍ3ㆍ5호의 위성영상을 전 세계에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기존에 수출한 해외 위성의 영상 데이터도 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김 대표는 "위성영상 판매 사업에서 데이터 판매권을 지닌 위성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특정 지역 데이터를 많이, 빠른 빈도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경쟁력이 된다"며 "해외에 사업을 제안할 때 위성 판매와 위성영상 판매를 패키지로 마케팅하면서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작한 사업이라 올해는 매출이 미미하겠지만 내년부터 사업이 가시화하면서 2015년에는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나올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중ㆍ대형 위성 사업은 쎄트렉아이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쎄트렉아이는 0.5m 해상도의 500㎏급 중형 위성 개발에 성공, 초기 설계 및 핵심 기술 검증을 마친 상태다. 김 대표는 "그동안 소형 위성 시장에서 쎄트렉아이의 인지도를 높여왔다면 앞으로는 중ㆍ대형 위성 시장으로까지 쎄트렉아이의 영역을 확대해 이미지 포지셔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확대를 위한 시설 확충을 위해 쎄트렉아이는 최근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대전 유성구 토지와 건물을 78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하고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연초 매출 400억원 정도를 기대했는데 일부 수주가 지연되면서 매출 인식도 미뤄질 수 있다"며 "수주가 취소된 게 아닌 지연인 데다 일부 지연 수주는 사양이 업그레이드돼 재수주되는 경우가 많아 부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