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런던의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경신 행진을 계속하면서 배럴당 70달러가 넘는 고(高)유가 시대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의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상승이 이란 핵문제의 긴장 고조라는 `일시적' 요인에도 기인하지만 전세계 석유 수급 사정의 불안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석유가 곧 무기인 시대에서 산유국들은 석유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의 석유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에드문드 다우코루 의장은 18일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의 성장과 중국의 `거대한 수요'로 인해 향후 5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인 다우코루 의장은 이날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가진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유가 상승은 이란 문제 때문'이라면서도 세계 경제의 성장과 중국의 수요라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거론한 것.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핀 부사장도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평균 수준보다 높은 미국의 재고를 감안할 때 현재의 유가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은 중요한 포인트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고가 8년만에 최대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오늘날 세계 원유시장의 복잡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8년전에는 중국의 석유 수요를 고려할 필요도 없었고, 또 그때는 지금 보다 3배의 생산 여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적 수급 불안 뿐아니라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 단기적인 유가 상승 요인도 해결이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이란은 18일 TV로 생중계된 행사에서 최근의 군사훈련을 통해 성능시험이 이뤄진 각종 스텔스 미사일을 비롯, 705 파운드 규모의 대형폭탄, 초고속 `후트' 어뢰등 첨단 무기들을 공개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어떠한 침략자라도 손목을 잘라버리고 그들의 이마에는 치욕의 표징을 새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해 국제사회의 핵포기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심화돼 이란산 석유의 수출이 중단될 경우 유가는 더 오를 수 밖에 없는게 물론이다. 이란은 하루 평균 약 38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0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장세력의 석유시설 공격이 끊이지 않는 나이지리아에서 공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원유는 하루 평균 50만 배럴로, 나이지리아 전체 생산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된다.
여기에 지난해 국제유가를 한때 배럴당 70 달러 위로 올려 놓았던 허리케인이 올 여름에 또다시 석유시설이 밀집돼 있는 멕시코만으로 다가온다는 점도 변수다.
구조적으로 석유 수급사정이 빡빡해 지고 있는 가운데 해결이 쉽지 않은 악재까지 겹치면서 고유가 시대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게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