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아파트 후분양제 확대를 위한 지원 방안의 윤곽을 내놓았다. 후분양제를 도입하는 업체에 대해 저리의 국민주택기금을 공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공공임대아파트에 지원되는 국민주택기금 금리인 5.5%를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아파트에 적용하면 주택업체들은 대략 3% 전후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초 지적했듯 “다른 부문은 소비자 중심인데 주택만 공급자 우선”인 모순을 해소하고,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아파트 후분양제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특히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에 따른 국민혜택을 고려한다면 공급업체에만 부담을 줄 수 없는 만큼 국민주택기금으로 업체를 지원하는 것은 필요한 방안이다.
정부가 지난 5.23 부동산 안정대책을 통해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에 대해 후분양제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공급부족이 초래돼,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가격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더라도 수도권 재건축의 경우 80% 시공후인 2년 뒤 일반분양가가 10% 안팎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전국적인 부동산 투기열풍을 가라앉히는데 재건축 아파트의 후분양제가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 건설에 선택적으로 후분양제를 확대키로 한 것은 완전 후분양제라는 장기적인 목표에 다가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다만 주택업체 입장에서 3% 정도의 이차보전이 아파트 후분양제를 채택할 충분한 인센티브가 못되는 것은 분명하다. 후분양 권장 방안으로 취득세나 등록세 등의 감면이 논의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으로 선택적 후분양제라고 하지만 주택업체들이 적극 채택하는 경우 정부 지원에 재정적 한계가 있음은 너무도 분명하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요자 금융은 내년부터 주택저당채권(MBS) 발행을 위한 주택금융공사의 설립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5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전제 하에 선분양을 통한 자금조달액 비중을 36.5%, 주택 한채의 평균 분양가를 1억5,0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연간 필요한 공급자 금융이 27조원이라는 조사 결과는 전면적인 후분양제 도입의 어려움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국민주택기금의 재원 부족으로 금융기관을 활용할 경우 현재의 주택담보대출보다 리스크가 높은 공급자 금융에 대해 금융계가 적극 호응할지도 미지수이다. 정부는 아파트 후분양제 지원 방안을 확정하기에 앞서 사전 보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