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영의 강한 남성 만들기] 출산율 높이려면 男 성기능도 향상돼야


때는 1638년. 프랑스 궁정의 연회실에 모여든 200여명의 왕족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안 도트리치 왕비의 고통스런 절규가 터져 나왔다. 이윽고 산고(産苦) 끝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였으니, 그토록 기다리던 왕자의 탄생이었다. 아무튼 절대 권력을 행사해 태양왕으로 불리던 루이 13세는 아들의 탄생으로 오랜 짐을 벗어던졌으니, 정실인 왕비는 물론이고 첩들에게서 조차 자식을 얻지 못했기에 동성애자라는 쑥덕거림에 시달렸다. 결혼 후 1년이 지나도록 자식이 생기지 않으면 여자의 불임을 문제 삼던 시기에 무려 22년간 자식을 낳지 못한 왕비를 내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첩들마저 하나같이 임신을 못하자 루이 13세는 생식능력을 의심받았고, 급기야 동성애자로 낙인이 찍혔으니 이는 국가적 수치였다. 해서 왕자의 탄생은 국가적 자존심의 회복이었기에 프랑스 전역의 성당에서 10만개의 종을 차례로 치며 기뻐할 정도였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왕자의 핏줄을 의심하는 여론도 있었으니, 왕비가 당시 재상이었던 리슐리외를 비롯해 미남인 마지랭과 연인관계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해서 왕비가 임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에 두 사람이 공무로 파리에 없었다는 것을 공표할 정도였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중세까지 왕비는 왕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출산을 했으니, 태어난 아기가 적통임을 증명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후궁에게 남편인 왕을 빼앗기고 독수공방하던 왕비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으로 임신하고, 친정에서 몰래 들여온 신생아를 출산한 것으로 속이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루이 13세의 사례에서 보듯 출산능력은 국가는 물론이고 가정사에도 대단히 중요한 일인데, 9세기경 로마는 독신자의 증가로 급격하게 출산율이 저하되자 파피아 포피아라는 강력한 결혼법을 제정했는데, 20-25세의 미혼 여성과 독신인 25-60세의 남성이 1백일 내에 결혼하지 않으면, 유산 받을 자격을 박탈했다. 또한, 남편이 나이가 들거나 허약하여 임신을 시킬 수 없으면, 아내가 잠자리에 젊은 남자를 끌어들이는 일까지 허락했다. 출산율에 대한 로마의 고민은 근대 이탈리아에서도 해소되지 않았는데, 무솔리니는 당시 주택난을 이용해 출산율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자녀를 둔 기혼 남성에게 국가에서 지은 아파트의 입주를 우선 분양해 주는 정책을 펼쳤다. 따라서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의 시행과 더불어 남성들 스스로 성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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