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무참히 패한 구리

제8보(181~206)


좌상귀에서 다시 엄청나게 큰 패가 났지만 이번에도 흑에게는 마땅한 팻감이 없다. 백에게는 좌하귀에 결정적인 팻감이 3개가 있다. 이세돌이 실전보의 88로 팻감을 쓴 것에 대하여 아마추어들은 의아한 생각을 품을지도 모른다. 89를 당하여 손해가 아니냐는 얘기.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사항이 있다. 참고도1의 백1로 팻감을 쓰면 흑은 2로 따내어 패를 해소한다. 백3으로 잡으면 백승 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흑4 이하 10으로 패를 내는 묘수가 남아 있다는 사실. 구리가 91로 잇자 검토진들은 일제히 껄껄 웃었다. 박정상의 표현을 빌리자면 ‘엽기적인 수순’을 구리는 계속 밟아나갔다. 흑99로 참고도2의 흑1에 이으면 어떻게 될까. 백은 2로 패를 걸고 4로 팻감을 쓸 텐데 어차피 흑이 견디지 못한다. 구리가 성난 소처럼 계속 버티자 이세돌은 장고하는 것으로 구리를 야유했다. “왜 던지지 않느냐는 야유지요. 진작에 던져야 마땅한데 구리가 던지지 않으니까 장고로 약을 올리는 겁니다.” 송태곤의 설명이었다. 실전은 2백28수까지 진행되었으나 종반의 수순은 무의미하므로 생략한다. 준경승3번기의 첫판을 무참히 패한 구리는 결국 2대1로 물러났고 이세돌은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시5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84, 90…81의 오른쪽. 87…81) 206수이하줄임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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