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한국은행의 콜 금리 결정에 대한 고민이 커지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엊그제 연방기금 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6월 이후 9번째 인상으로 이로써 미국 금리는 3.25%로 한국의 금리와 같아졌다. 전문가들은 오는 8월과 9월 두 차례 더 인상될 것이며 내년에 4.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한ㆍ미간 금리인상 역전은 시간문제로 남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 들어와있는 외국자본과 국내 부동자금의 해외유출 우려가 더 커졌다. 재정경제부와 한은은 자본이탈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애써 강조하고 있으나 금리 역전의 폭이 커질 경우 그렇게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계속될 경우 우리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렇지 않아도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점증, 부동산 과열 진정 등 금리인상 요인이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부동산 급등을 심각하게 보고있다고 말해 상황이 악화되면 저금리 기조를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상황 때문에 선뜻 그렇게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정부의 반대가 심하다. 재경부는 틈만 나면 금리인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경부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뤄지자마자 바로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내 금리역전 가능성이 있지만 자금의 급격한 이탈 등 금융시장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서둘러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한덕수 부총리는 “부동산 문제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통위도 비슷한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양은 의견개진의 형태이지만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금리인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압력을 넣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저금리가 경기회복에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할 뿐 오히려 부동자금만 늘려 부동산투기를 부르는 등 부작용만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심각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금통위가 다음주 열릴 회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