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저층 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가 예상치 못한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으면서 발칵 뒤집혔다. 당초 예상했던 추가분담금이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대폭 늘어나자 당황한 조합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아예 보유주택을 처분하려는 매도자들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원 분담금이 당초 예상금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시영 2차 51㎡(이하 전용면적)를 보유하고 있던 조합원이 84㎡를 배정 받을 경우 발생하는 추가분담금이 4,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조합이 발송한 우편물에는 이 금액이 최대 1억3,000만여원까지 기재돼 있다. 또 56㎡를 보유한 조합원이 84㎡를 분양 받을 때 2억원가량 돌려받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금액 역시 1억1,000만여원으로 9,000만원이나 줄어들었다.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상승하자 아예 보유매물을 처분하려는 문의가 잇따르면서 시세도 대폭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달 6억7,000만원에 거래되던 시영 1차 51㎡의 경우 집주인이 호가를 4,000만원이나 낮춰 6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56㎡ 역시 9억8,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현재 9억2,000만~9억3,000만원까지 떨어진 매물이 등장했다. 이 지역 H공인의 한 관계자는 "분담금 발표 이후 팔겠다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급매물은 쌓이고 있는데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힘든 상황"이라며 "갑자기 추가분담금이 늘어난 이유가 뭐냐는 항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추가분담금이 대폭 늘어난 것이 주택경기 침체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각종 금융비용이 늘어난데다 3.3㎡당 공사비가 370만원에서 410만원으로 상승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가구당 이주비가 1억2,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상승해 이자비용이 1,100억원가량 늘어난 것도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이 아파트 김범옥 재건축조합장은 "시공사 쪽에서 현재 3.3㎡당 공사비 410만원에 일반분양가 2,200만원을 제시했지만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만큼 추후 협의를 통해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추가분담금 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당초부터 기존 조합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많다 보니 크고 작은 사후 처리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재건축 반대파를 달래기 위한 비용이 추가로 필요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잠실동 B공인의 한 관계자는 "가락시영의 경우 대지지분이 높아 사업성이 높은 아파트인데 예상한 분담금보다 높게 나왔다면 보이지 않는 매몰비용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락시영아파트는 다음달 18일까지 조합원 분양 신청 및 평형변경 신청을 받은 후 오는 5월 중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해 시공사와 최종 합의한 분담금 내역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