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쁜데도 한 건 없는 것 같고, 찜찜한 기분이 드는 당신. ‘무계획의 철학(와이즈베리 펴냄)은 이 같은 느낌을 가지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신선한 해법을 제시한다.
책에 따르면 미루는 습관과 무계획적 경향은 사실 인류 절반에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더 열심히 일하거나 스케줄 관리를 꼼꼼히 하는 식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만, 이는 본성을 거스르는 헛수고이기 십상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면서 진짜 문제는 자신의 능력이나 취향에 걸맞지 않게 너무 많은 일과 계획을 처리하면서도 그것을 자제력으로 포장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완벽강박과 오랜 시간 일에 전념해야 할 것 같은 노동의무감은 일을 미루게 만드는 주범이다.
책은 ‘미루기와 무계획적 본성’을 부정하지 않되, 사회생활에 따르는 문제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일만 골라 제때 해내는 노하우를 공개한다.
저자들은 미루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불필요한 일들을 걸러내는 필터이자, 엄청난 창의성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작곡가 슈만, 레오나르도 다빈치, 리눅스 개발자 리누스 토발즈, 코엔 형제 감독 등 수많은 창의력의 대가들이 할 일을 미루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막무가내로 미루지 않았다.이들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먼저 하며 주어진 일을 미뤘다.
이 밖에 책은 심리학적 행동경제학적 연구결과들을 아우르며 제때 올바르게 포기하는 법, 미루는 사람 특유의 마감 직전 집중력과 에너지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과제를 처리하는 법, 일이 밀릴 경우에 대비해 사전 조처하는 법 등 기발하면서도 유용한 조언들을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