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ISTI의 과학향기] 문화재 보존과 복원

무형문화재 디지털기술로 보존<br>재질파악 비파괴검사 많이 사용


지상의 모든 자연물과 인공물은 시간에 따라 풍화작용의 영향을 받고 본래의 모습을 잃는다. 낡고 사라지는 것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라면 괜찮지만 문화재라면 얘기가 다르다. 문화재의 가치는 곧 그 고유성에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보존하고 더 나아가 복원하는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보존이란 현재 상태에서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얘기한다. 금속 재질 문화재는 녹과 염분을 제거하고, 서적을 비롯한 목제품이나 섬유 제품은 해충이나 곰팡이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온도, 습도 등의 환경을 조절한다. 반면 복원은 현재 문화재의 훼손 정도가 심각해 원형에 가깝도록 보충 및 보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정확한 고증을 해야 하고 다음에 문화재의 재질을 파악해 복원에 들어가야 한다. 정확한 고증이 있어야 사라진 부분을 어떻게 복원해야 할 지 알 수 있다. 동시에 문화재의 재질과 상태를 분석한다. 최근에는 문화재를 쇄손하지 않기 위해 X선을 이용한 비파괴검사를 많이 한다. 물체에 X선을 쪼이면 대상 물질과 상호 작용에 의해 '형광 X선'이라고 하는 2차 X선이 발생한다. 이 2차 X선은 원자에 따라 고유한 값을 가지므로 조성 물질의 성분과 양을 알아낼 수 있다. 문화재 재료의 정확한 조성과 비율이 복원 제작에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디지털 보존ㆍ복원도 이용되고 있다. 디지털 보존ㆍ복원이 특히 빛을 발하는 부분은 무형 문화재다. 기존의 무형 문화재의 보존 방법은 도제 시스템에 의한 전수가 거의 전부였고, 도제 시스템은 후계자가 없을 경우 그 맥이 끊길 위험이 크다. 하지만 이제는 컴퓨터 그래픽에서 인체의 동작을 구현하고 모션 캡처 기술을 응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춤사위나 군무의 동작 자체를 자료화하여 보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존ㆍ복원 기술의 우수함을 칭찬하기에 앞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바로 '어디까지를 정당한 복원으로 봐야 하는가'이다. 복원을 위한 첨삭행위도 보는 이에 따라서 일종의 훼손으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보존ㆍ복원 실패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학자들이 수행한 불국사 석굴암 보존 작업이다. 당시 천장의 3분의 1이 무너져 흩어진 부재를 모아 조립하는 과정에서 시멘트를 썼다. 이로 인해 외부 경관이 훼손되고, 내부에 물이 차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오류를 남겼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