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단은 이와 관련, 아직은 이렇다할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해외채권 금융기관 대표단은 27일 오전에 대우측과 갖기로 했던 1차 부채연장 협상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1차 협상에 앞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전날 결정된 대우 워크아웃에 대해 전체 채권단의 의견을 재조율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메이저은행 등 해외 채권단의 주류는 기본적으로 대우를 회생시켜 채권을 회수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일부 메이저은행들의 입장을 사전에 파악한 결과 이번 워크아웃에 대해서도 커다란 반발없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워크아웃」이란 용어가 해외 채권단에게는 말 그대로 「몸집줄이기」로 인식된다』며 『이 경우 해외 채권단 입장에서는 오히려 채권회수를 위한 여건이 개선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국내 채권기관과 동등대우를 요구해왔던 해외 채권단 입장에서는 대우사태의 직접 당사자인 자신들이 또 다시 대우사태의 중심에서 배제됐다는 점.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마이너 해외 채권기관들이 이번 결정과정을 놓고 다시 한번 불만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제 금융계의 관행상 불만이 개별 채권회수 움직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 관계자는 『지난번의 「해외채권단 설명회」에서도 채권 대표단을 통한 일괄협상을 추진했지만 대표단의 입장과 대립되는 채권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설사 일부 금융기관이 이번 워크아웃 결정을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해온다해도 개별접촉을 통해 큰 흐름에 맞춰갈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쉽게 말해서 이번 1차 협상 연기는 리스케줄링 거부 등 해외 채권단의 「입장 변화」로 이어지기보다는 대우 회생작업에 대한 여러 채권단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이야기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