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2일 사유재산권 보호를 골자로 하는 헌법 수정안을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 명실상부한 자본주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최고 입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사유재산의 보호와 장쩌민 전 주석의 정치 이론을 헌법에 명문화할 것을 공식 요청했고 이 같은 헌법 수정안이 내년 3월의 제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 전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중국은 지난 82년 덩 샤오핑 전 주석의 시장 경제 도입 이후 사실상 민간 기업 활동을 인정하면서도 법률상 개인의 재산권을 명시하지 않았는데 이번 헌법 수정안 제출로 명실상부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기업 활동에 대한 각종 공산당 규제가 철폐, 민간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헌법 수정 요청에 앞서 공산당 지도부는 지난 8월 사유재산 보호를 헌법에 명시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고, 10월에도 재산권에 대한 근대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982년 제정된 현 헌법은 그 동안 3차례 수정을 거쳤고, 이번에 4차 수정안이 제출된 것이다. 헌법 수정안의 골자는 `공민의 합법적 사유재산권은 침해 받지 못한다`고 명시돼있으며, 이는 사유재산을 공공재산과 동등한 위치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헌법수정안 내용은 중국의 법률구조를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중국 내 자본주의 경제와 일치시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는 법적 토대를 마련해 준다는 분석이다.
수정안에는 또 당이 선진 생산력, 선진문화, 광범위한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장쩌민 전 주석의 `3개 대표론`이 삽입됐고 수정안이 정식 통과되면 자본가들의 공산당 입당 허용이 헌법으로 보장된다.
중국은 지난 1999년 헌법 개정을 통해 사유경제를 사회주의 경제의 중요한 일부라고 인정하긴 했지만 사유재산을 보호하는 장치는 마련하지 않았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이 이 같은 사유재산 보호법을 통과시킬 경우 그간 마오 쩌둥의 균등주의와 마르크스주의 경제를 기초로 한 현행 헌법은 상당한 골격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