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0대 농부가 연해주땅 개발권 따냈다

충남 공주 출신의 50대 농부가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연해주의 드넓은 땅에 대한 사용권을 얻어냈다. 중국 옌볜에서 농산물 생산업체인 `한중실업유한회사`를 운영하는 오명환(吳明煥.54)씨는 최근 러시아 하산지구행정자치정부와 합작해 하산지구에서 농산물 생산에 관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오씨가 하산지구행정자치정부 라첸꼬브 농업장관 및 아리파노브 관광부장관과맺은 이 의향서에는 자치정부는 농업에 필요한 토지와 노동력을, 오씨는 기술, 설비,종자, 가축 등을 제공키로 돼 있다. 오씨는 본 계약에 앞서 러시아 정부와 농지 1만㏊, 관광휴양지 5,000㏊ 등 1만5,000㏊를 1㏊당 100달러의 사용료를 내고 향후 50년 간 사용키로 구두약속을 받아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이곳에 한국의 자본을 끌어들여 골프장과 카지노 호텔 등 위락단지와 과수.축산.원예단지 등을 조성해 국내 자본 및 농업기술과 이곳의 노동력을 활용해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할 꿈에 부풀어 있다. 하산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지선으로 연결되며 두만강을 경계로 북한의 나진,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과 접경지역. 역사적으로는 조선 세종 때 동북방면 여진족의 침입에 대비해 두만강 하류 지역에 설치한 육진(六鎭) 중의 하나였으며 1937년 우리 동포 수십만 명이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끌려간 곳이기도 하다. 오씨가 하산의 광활한 농토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하산을 방문하고 그곳 관리들을 옌볜의 자신의 농장에 초청, 선진 농업기술을 확인시키며 유대관계를 쌓았으며 국제변호사를 선임해 하산의 개방에 대비해 법률적인 준비와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연해주의 국제자유무역지구 개방을 선포하자 중국과 일본 정부가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숨가쁘게 오가는 틈에 한 발 앞서 하산자치정부와 개발의향서를 맺게 됐다. 그는 옌볜에 농업회사를 설립한 뒤 표고버섯 재배에 성공, 일본에 수출하고 양파재배 기술도 널리 확산시켰다. 오씨는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이 서린 연해주의 개발을 중국이나 일본에 넘겨줄 수는 없어 이곳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투자를 원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무상으로 토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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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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