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는 지난해 일본 최대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모델로 캐스팅됐다. 특히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멤버들이 제품개발 과정에 일부 참여한 콜라보레이션(협업) 공인상품 50종 가운데는 '한국식 김치냉면'과 '떡갈비' '김치나물맛 주먹밥' 등 한눈에도 한류상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제품들이 일본 전역의 1만3,300여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일본 신한류 스타로 급부상한 장근석이 지난해부터 일본에서 모델로 활동한 '산토리 서울막걸리'는 일본 여성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100만상자(1상자 12캔)나 팔렸다.
#2.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유럽 공연 이후 유럽에서 열리는 K팝 스타의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손에서는 LG전자 휴대폰이나 삼성 디지털카메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K팝 팬인 세실(18)은 "샤이니가 광고 모델이라서 삼성 휴대폰을 샀는데 제품이 상당히 좋아 디지털카메라나 태블릿PC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KOTRA가 지난해 12월1~3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신개선문 전시장에서 개최한 '한류상품 박람회'는 유럽의 K팝 열기를 또 한번 확인시켜줬다. 박람회 현장에서 열린 K팝 공연을 본 뒤 상담장에는 현지 젊은이들이 5,000명 이상 몰려들었다.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현지 한류 팬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한국산 컵라면(신라면)을 먹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K팝과 드라마로 촉발된 한류(韓流) 문화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ㆍ중남미로 뻗어나가면서 한국상품 수출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제한류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동방에서 서방으로 비단을 수출하며 열린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의 문화ㆍ경제 교류가 시작됐듯 한류 역시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인 한국상품 수출로 이어지는 '한류 로드'를 열어가고 있는 것.
실제로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지난해 말 중국ㆍ일본ㆍ프랑스ㆍ브라질 등 6개국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류 핫이슈' 설문조사 결과 톱10 순위 내에 ▦한국 전자제품에 대한 세계적 관심 ▦한식 ▦한국 화장품 ▦한류 관광객 증가 등 한류에 따른 경제효과가 다수 포함돼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강태규씨는 "감각적인 한국 드라마의 배우들이나 K팝을 이끄는 아이돌그룹은 '이미지'로 각인되기 때문에 확장범위가 더 크다"며 "과거 미국이 팝송을 세계로 전파시키며 해외수출의 물꼬를 튼 것과 마찬가지로 한류스타의 활약은 각 산업 분야에서 파워 콘텐츠로서 직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낼 뿐 아니라 한국을 알리는 문화전령사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간접효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지난해 말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1조달러클럽'에 진입한데다 잇단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세계 경제영토가 넓어진 한국으로서는 한류문화를 지렛대 삼아 경제효과까지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병권 KOTRA 전략사업본부장은 "한류에 힘입어 한국의 식음료ㆍ의류ㆍ패션 등이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분야는 기존 대기업의 진출 노력과 우수한 제품의 품질을 기반으로 삼아 한류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한류 콘텐츠를 포스트 1조달러 시대를 열어갈 수출 인프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