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국작가 작품 경매 해외보다 국내가 싸네"

국내 컬렉터 선호 않거나 인지도 낮으면<br>상대적으로 낮은가격 거래 성사 가능<br>앤디워홀 'Heart'는 1억원이나 싼 값에 낙찰

앤디 워홀‘Heart(Patterned)’, 톰 웨슬만 ‘Study for Cooper Union Christmas Card’

외국 작가의 작품을 해외 경매보다 국내 경매에서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보통은 ‘원산지 특별가’를 염두에 두고 “외국 작가는 해외 시장이 더 싼 값에 거래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렇지만 않은 건 틈새시장이 있기 때문. 지난 11일 열린 K옥션의 메이저 경매에 출품된 앤디 워홀의 작품 ‘Heart’(35.5ⅹ27.9cm, 캔버스에 실크스크린)는 추정가 5,000~7,000만원에 출품돼 5,000만원에 낙찰됐다. 해외 미술시장에 정통한 전문가에 따르면 일명 ‘캔디박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 작품의 시중 가격은 1억 5,000만원선. 즉 국내 경매를 통해 약 1억원이나 싼 값에 산 셈이다. 같은 경매에 출품된 미국 작가 톰 웨슬만의 ‘Study for Cooper Union Christmas’(34.8ⅹ30.4cm, 하드보드에 아크릴)는 추정가 5,200~6,500만원에 나와 5,400만원에 낙찰됐다. 톰 웨슬만은 2004년 작고한 팝아트 작가로 원근법을 배제한 콜라주 형식의 그림으로 특히 유명하다. 이 작품의 통용 가격도 1억원을 호가하기에 적어도 5,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한 셈이다. 왜 이 작품들이 국내에서 더 싸게 거래됐을까. 장동조 더 컬럼스 갤러리 대표는 “미술작품도 시장경제의 원리를 따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데 국내 컬렉터들의 작가 인지도, 작품 선호도에 따라 해외 통용 가격보다 훨씬 낮은 선에서 경매 추정가가 책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도 국내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이미지나 톤이 아닌 경우, 혹은 해외에서 잘 알려진 작가지만 국내 인지도가 낮은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다. 즉 유명 작가인 앤디 워홀의 경우, 꽃ㆍ달러ㆍ먼로ㆍ마오ㆍ캠벨수프 깡통 등 대표적인 이미지는 잘 알려져 있지만 ‘하트’는 국내에서의 작품인지도가 낮고 어두운 톤 때문에 국내 컬렉터의 선호도 및 구입 의지가 낮을 것이라고 여겨진 탓이다. ‘구매자들이 잘 모르는 작가’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경매 도록에만 의지하지 말고 직접 프리뷰 전시장을 방문해 실제 작품 분위기를 봐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혹은 경매회사의 발 빠른 작품 확보가 추정가를 낮추기도 하는데, 이번 K옥션 경매에 출품한 아야코 록카쿠, 마키 호소카와 같은 젊은 일본 작가들은 홍콩 크리스티 경매 등지에서 검증된 가격보다 낮은 추정가에 나왔다. 김순응 K옥션 대표는 “경매회사가 작품을 일찍 확보한 덕에 이번 경매에서 특히 일본 작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열리는 경매에는 중국작가 인쥔의 작품 ‘울음’(120ⅹ100cm, 유화)이 낮은 추정가에 출품됐다. 최윤석 서울옥션 기획마케팅팀 과장은 “60호 크기의 ‘울음’은 보통 3만5,000달러(약 3,500만원)에 거래되는데 이번에 추정가 2,000만~2,500만원에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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