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개성공단 중대 위기 국면

기업 관계자들 방북 전면 금지<br>체류 인원 신변 안전 우려도 커져<br>생산 올 스톱… 입주사들 큰 피해


개성공단이 중대 위기국면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는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이 진행된 20일 기업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방북을 전면 금지했다. 북측이 어떤 도발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지 체류인원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북한에 남은 직원 전체가 철수하는 것을 정부가 막고 있다면서 이들의 신변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부 말만 듣고 입주한 기업들이 남북 대치에 따라 흔들려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정부의 개성공단 방북 금지 조치는 남북 간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체류인원 규모를 제한한 5ㆍ24조치와 일시적으로 방북 제한 조치를 취했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보다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돼 현지 체류인원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경우 개성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북측 역시 남북관계가 갈 데까지 간 상황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미련을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성공단 체류인원의 인질화 가능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일한 후원자인 중국까지 등을 돌릴 수 있는 비인도적인 행위를 북측이 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북측이 대규모 인원을 인질로 잡는 것보다 지난해 발생했던 유성진씨 억류 사태와같이 일부러 꼬투리를 잡아 특정인을 억류하는 수법을 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북측 지역에 있어 인질 사태가 발생해도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날 오전8시 현재 북측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개성공단 297명, 금강산 14명 등 총 311명이다. 개성공단 체류인원 가운데 귀환 예정이던 인원은 예정대로 남측으로 넘어왔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통일부가 방북 불허조치를 취함에 따라 개성공단이 사실상 '전면 중단'에 들어가 기업들의 당혹감은 더했다. 섬유업체 A사 대표는 "직원들이 업무량 폭증에 대한 피로감과 북한 체류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등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지난주만 해도 개성공단 정상화에 관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포격훈련을 실시함에 따라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통일부의 방북 불허조치로 몇몇 업체는 주말을 보내고 개성공단에 들어가기로 한 직원들의 발이 묶여 생산이 '올 스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부품업체 B사의 한 관계자는 "오늘 개성공단으로 올라가기로 한 인원 5명의 발이 묶여 현재 생산라인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며 "관리인원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측 인원은 297명으로 오전부터 남측 직원 귀환조치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방북은 계속 불허됐다. 이는 평상시 평균 체류인원 700~8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입주업체 지원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대다수가 바이어 이탈을 호소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지난주 입주기업총회 때만 해도 정부가 최대한 남북경협기업을 배려하고 있으니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다시 입주기업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불허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도 없이 개성공단 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C사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가 인질로 잡힐 수 있다는 정부의 설명에 공감하지만 그렇다면 기존의 인원도 전부 철수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추가 인원은 안 되고 기존 인원은 문제 없다는 논리는 지나치게 정치적인 계산이 깔린 조치"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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