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M&A가 환율변동 최대 변수

비즈니스위크誌 분석외환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외환시장에서 엔·달러·유로의 환율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주요 국가의 금리인상 여부였으나 최근에는 증시 상황과 기업 인수합병(M&A)에 의해 환율이 좌우되는 새로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최신호(2월21일자)에서 「뉴 이코노미」시대를 맞아 외환시장에서도 전통적인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새로운 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를 올리면 단기적으로 그 나라의 통화 가치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던 외환시장이 최근 금리 인상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금리를 올려도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 그 나라 통화가치가 치솟고 있으며, 대형 M&A 소식도 통화가치 상승을 부추기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분석했다. 이로인해 외환딜러들사이에 외환을 매입·매도하는 주요 잣대로 금리 변동여부보다 그 나라의 증시 상황과 M&A 소식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지난 3일 유로화의 급등락은 이같은 분석을 뒷바침해 준다. 유럽연합(EU)이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당초 예상과 달리 유로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고, 영국 보다폰의 독일 만네스만 인수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로 급반전됐다. 이날 하락세를 보이던 유로화가 반등한 것은 보다폰이 만네스만을 인수하기 위해선 대규모의 유로화 자금이 필요하고, 이는 유로화 가치를 끌어 올릴 것이란 기대감을 야기시켜 외환딜러들이 유로화를 집중매입했기 때문이다. 일본 엔화의 강세도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쉽지 않다. 전후 최악의 불황을 겪고있는 일본은 지난해 초부터 제로금리 정책을 펴고 있어 전통적 이론으로는 엔화 가치가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엔화가치는 지난해초 달러당 124엔대에서 최근에는 109엔대까지 치솟는 등 초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환율전문가인 짐 오닐은 이에 대해 『국제 투자자금이 일본의 저금리 정책을 무시하고 활황세를 보이는 도쿄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률을 겨냥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엔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기업의 일본기업 M&A도 엔화 수요를 높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도쿄 닛케이 지수는 40% 가까이 뛰었고, 외국기업의 일본 기업 M&A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 가치가 지난해 1월 출범이후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금이 역류했기 때문이다. 유럽내 투자자금이 미국과 일본 증시·기업으로 빠져나가면서 유로화가 엔·달러로 전환됐고, 시장에 유로화가 넘쳐흘렀다. 이로 인해 지난해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17%나 떨어지는 비극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비유로권인 영국에 M&A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파운드화가 지난해 유로화에 대해 13%나 평가절상된 것은 이와 대조적이다. 비즈니스 위크는 이와관련, 『장기적인 환율 변동은 그 나라의 경제펀더멘틀(기초여건)에 의해 좌우되지만 단기 변동을 점칠 때는 증시와 M&A에서 실마리를 풀려는 외환딜러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M&A가 활발할 경우 외환딜러들도 그 나라의 통화를 집중 매입, 통화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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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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