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2월 결산법인, 외형 '합격' 순이익 '낙제'

12월 결산법인의 지난 해 영업실적은 외형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내실면에서는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매출액 증가율이 큰 기업들 중 상당수는 매출증가를 순이익의 증가로 연결시키는 데 실패했다.반면 사업구조의 꾸준한 조정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했거나 차세대 제품의 개발에 주력한 기업들의 실적은 눈에 띄게 호전됐다. 영업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침체 여파로 영업외손실이 늘어나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악화된 경우도 많았다.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기업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98년 이후 꾸준히 진행된 구조조정의 성과가 나타난 기업도 있었지만 급변하는 자본시장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실적이 악화됐다.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대상사료는 99년 454억원보다 272.7%가 늘어난 1,694억원의 매출을 보였지만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40% 넘게 줄어들었다. 99년 분사 이후 매출이 정상화되면서 매출액은 크게 늘어났지만 원재료 수입분이 외화부채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케이씨텍은 매출액이 140% 넘게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와 4.4% 감소했다. 매출액이 132.1% 늘어난 신성기업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흑자로 돌리는데 실패했다. SKC는 9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이익이 35억원까지 줄었지만 2000년에는 매출액 1.3% 감소에도 불구하고 54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영업이익증가율이 1,439.8%에 달했다. 휴니드테크놀로지스도 고가의 원재료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영업이익이 1,173.4% 늘어났지만 영업외비용이 늘어나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강관분야에서 탈피, 지난 해 5월 이후 자동차용 냉연강판 생산을 계기로 영업이익이 99년에 비해 643.1%가 늘어난 1,12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급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적자규모는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경상이익이 크게 개선된 기업으로는 태평양제약, 삼화전기, 삼미특수강, 현대모비스 등이 꼽혔다. 태평양제약은 관절염치료제인 케토톱과 약국용 건강보조식품의 판매증가와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이자비용의 감소로 인해 경상이익이 99년 5,000만원에서 지난 해에는 50억원으로 무려 9,800.0%가 늘어났다. 삼화전기도 원재료가격 하락과 생산실적이 크게 확충된 데 힘입어 경상이익이 1,305.1%가 늘어난 8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도 자동차용 모듈부품 생산본격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흑자전환과 더불어 1,689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했다. 순이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기업은 지난 달 관리종목에서 벗어난 삼미특수강이었다. 삼미특수강은 채무면제이익 등으로 1,8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경남에너지는 김해와 진해지역으로 공급권역을 확대한데 힘입어 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유일하게 국민은행이 7,197억원의 순이익을 보이며 내실경영을 한 회사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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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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