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시작전권 SCM서 첫 논의…시간 걸릴듯

공대지사격장ㆍ이전기지 환경오염제거도 논의

한반도 유사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가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처음으로 주요 의제로 다뤄져 협의 과정이 주목된다. 한미는 21일 오전 국방부에서 열린 제37차 SCM에서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으로 이양하는 문제와 매향리 쿠니사격장을 대체할 주한미군의 공대지사격장 확보 방안, 이전대상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오염 제거 문제 등을 논의했다. 우선, 이번 회의를 통해 전시작전권 이양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점이 무엇보다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양국은 9월 28∼30일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를SCM서 협의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은 1950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이양한 이후 유엔군사령관이 행사해오다 한미연합사의 창설 이후 연합사령관에게 넘겨줬으며, 한국군은 1994년 12월1일자로 평시작전권을 되돌려 받았다. 한반도 유사시 연합사령관이 행사하는 전시작전권을 한국의 합동참모회의 의장에게 이양하는 문제는 단 시일내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측은 실무진과 협의과정에서 '전시작전권 문제를 협의하자는 한국측의 제의에원칙적으로 공감을 하지만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은 20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럼즈펠드 장관을 영접한 뒤 수행기자들에게 "과거의 결정들을 분석하고 재검토하는 것은 매우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 문제가 급박한 현안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밝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또 군 소식통도 "미국은 주한미군의 공대지사격장 확보 문제가 양국이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고 말해 미측이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에는 다소 시간을 두려는 입장임을 시사했다. 군 일각에서는 미측은 주한미군 병력 1만2천500명이 빠져 나가는 2008년 이후의동아시아 미군전력 운용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과 한반도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를 연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시작전권은 단순히 작전권을 넘기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사및 주한유엔군사령부의 존폐와도 맞물려 있어 미국이 동아시아 미군전략의 운용 차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의 10대 임무가 한국군으로 점차 이양되고 있고 한국의 경제력이 '한국군의 한반도 방위역할 증대'에 어느 정도 기여할 만큼 성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미측도 전시작전권 이양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데는 공감을 하고 있다. 러포트 사령관이 "한국 정부는 자체 방위에서 더 많은 짐을 지려고 하고 있다. 어떤 나라든 능력이 발전하면 자신들의 국가안보에 더 주도적이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의 연장선에 있다. 이에 따라 한미는 이번 SCM을 계기로 '전시작전권 협의기획단'과 같은 별도의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협의를 해나갈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가 양국 국방수뇌간에 공식 논의되기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결론을 내는데에는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