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시간도 못버틴 '회심의 카드'

장초반 반짝 상승후 급락…연기금 순매수로 힘겹게 상승반전


한국은행이 ‘0.75%포인트 금리인하+알파’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주식시장의 반응은 고작 1시간 남짓이었다. 코스피지수는 27일 오전 금리인하 결정을 전후해 반짝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오후 들어 892.16포인트까지 빠지며 급락세를 연출했다. 연기금이 5,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힘겹게 5일 만에 상승반전했지만 마지막 희망이었던 금리인하 처방 효과가 신통치 않자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까지 이달 들어서만 34.64% 하락했다. 파격적인 처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발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여전히 불안한 국내 자금시장, 그리고 정부의 통제 밖인 해외변수 때문이다. 이날 환율은 10년5개월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IMF 상황을 방불케 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내 꺼지지 않는 금융위기로 신용 스프레드가 사상 최대치까지 벌어졌다”며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조치로 신용지표가 완화되는 게 눈으로 보여야 얼어붙었던 투자심리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초만 해도 1.36%포인트였던 은행채와 국고채 간 금리스프레드는 3.05%포인트(지난 24일 기준)로 급격하게 벌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은행의 조치가 실행되면 자금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주식시장에도 다소 온기가 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전격적인 금융시장 안정책으로 국내 자금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이는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증시 자금 유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다음달 초 발표되는 10월 무역수지가 호조를 보인다면 증시도 현재보다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해외 불안요소는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제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은 다소 완화됐으나 완전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일본시장의 금융불안으로 일본 증시가 급락한 것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 요인이다. 이날도 오후 들어 일본 금융회사들의 자본확충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주가 폭락하자 국내 증시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만 반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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