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우칭위엔을 닮았다

제3보(39~60)


천야오예는 얼굴이 맑다. 소년이라기보다 유아에 가까운 깨끗한 얼굴이다. 루이9단은 천야오의 체취가 우칭위엔(吳淸源)비슷하다고 했다. 정말 실감이 나는 얘기다. 일제 때의 노국수 노사초가 일본에 건너갔다가 소년 우칭위엔을 보고 돌아와서 친구들에게 한말이 있다. "옥기린이라는 전설 속의 동물이 연상되더라. 이슬만 먹고 산다는 옥기린. 오청원이가 딱 옥기린 같은 인상이더라고." 관상학적으로 천야오예가 기성(棋聖)의 자질을 타고난 것 같다. 백40은 '어다 한판 붙어 봅시다'하는 수. 구리는 '그거 좋지' 하듯이 제꺽 41에 응수했다. 45로 들여다본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백48은 가에 보강하는 것이 보통인데 천야오예는 배50과 연관시켜 안형과 탄력을 추구하기 위해 이렇게 두고 있다. 흑51은 구리로서는 드물게 10분의 장고 끝에 두어진 수. 검토실에서는 60의 자리에 지킬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흑51이 농이자 루이9단이 감탄사를 토했다. "멋지네요." 볼수록 비범한 수였다. 흑대마를 효과적으로 보강하면서 우변 백대마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천야오예는 얼른 우변 백을 보강했다. 백52에서 58까지. 다소 발이 느린 듯하지만 소년 천야오예는 꾹꾹 참고 있다. 흑59를 서봉수9단이 고개를 갸웃. "구리답지 않아. 너무 조심을 하고 있어. 다구나 연결도 확실치가 않다." 참고도의 백1, 3이면 흑이 거북하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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