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직무대행인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 “빌트인(built-in) 방식은 개성공단 문제에만 적용된다”고 말했다. 빌트인 방식이란 일부 정치적 사안이 복합된 문제들에 대해 추후 협상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권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이 일부 쟁점에 대해 빌트인 방식으로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남북문제 외에 다른 쟁점에 빌트인이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성공단뿐 아니라 농산물과 무역구제 문제 등을 빌트인 방식으로 타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해왔다. 권 부총리는 “빌트인 방식이라는 말은 개성공단과 관련해 언급한 것으로 이 문제에는 남북관계, 6자회담 상황, 적성국교역법 등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다”며 “그것말고는 빌트인 방식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오는 30일 FTA 협상 시한과 관련, “협상시간 이후로 쟁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쇠고기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는 “쇠고기는 FTA 문제가 아닌 검역 문제”라며 “5월 말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가 미국에 대한 광우병 위험 등급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FTA가 타결되든 안되든 현행 쇠고기 검역은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걸프협력회의(GCC)와의 FTA 추진 의사를 천명한 것과 관련, 권 부총리는 “현재 인도ㆍ캐나다 등과도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부터는 중국과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제기한 ‘4~5년 내 위기론’에 대해 “단기적 위기 징후는 정부가 관리하고 있지만 장기적 위기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공감하는 게 있다”며 “정부가 10대 성장동력사업을 발표한 것도 장기적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미래 성장동력 등과 같은 문제는 정책 입안자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