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31일 서울 중구 통일로에 있는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대출 자료를 확보했다. 농협 본사가 압수수색 된 것은 2009년 3월 공금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노동조합 사무실 압수수색 이후 처음이다.
검찰은 통상의 압수수색과 달리 확보할 자료를 준비해 두라고 미리 요청하고 현장에서는 영장을 제시한 뒤 받아갔다. 기업 여신심사 자료와 대출 심사위원회 회의 자료, 관련 규정집 등을 은행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 2005년께부터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이 급속히 불어나는 등 비정상적인 대출 거래가 있었고 검찰은 이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솜리조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자본잠식에 들어갔으나 농협 대출은 꾸준히 늘어 최근까지 농협 차입금이 1,649억 원에 이른다. 리솜리조트는 이 가운데 14%인 235억 원만 상환했다.
검찰은 특히 비정상 대출 과정 이면에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의 관여가 있었는지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지난 29일 리솜리조트 그룹 본사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그룹 차원의 횡령을 포착했고, 이때 리솜 측이 비자금으로 빼돌린 회삿돈을 특혜성 대출의 대가로 농협 고위 인사들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