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韓中 수교 15년의 변화와 과제

오늘로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양국관계는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ㆍ경제ㆍ군사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발전했다. 오가는 양국 국민이 연 500만명에 재중 한국교민 1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고 지난해 한중 교역이 1,343억달러나 되는 등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 교역대상국이 된 사실이 양국관계 발전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수교 당시만 해도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이해하기 힘든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국가였을 뿐이다. 당시 중국을 방문한 한국 국민은 중국의 잠재력을 무시한 채 우월감에 거들먹거리기조차 했으나 이제는 옛말이다. 매년 10% 안팎의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세계 최대의 시장, ‘세계의 공장’, 세계 최대의 외환 보유고 국가, ‘세계의 블랙홀’ 등 중국의 변모는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다. 이 같은 중국의 성장과 변화는 모든 면에서 우리를 압박 및 추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이 중국에 진출했다면 앞으로는 중국이 한국으로 나올 시기다. 양국 간의 산업기술 격차는 거의 없어졌고 한국의 대중국 무역흑자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기업의 한국증시 상장도 시간문제다. 아직도 중국이 마음대로 헤집고 다닐 수 있는 국가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대중 인식이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때가 됐다. 무엇보다 중국은 중화사상으로 무장한 사회주의 국가고 안보면에서 아직은 북한과 더 가깝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한국은 이에 대한 이해를 대중관계의 바탕에 깔고 벽을 넘어야 하며 중국도 성장과 변화를 이룬 만큼 마음을 국제기준에 맞게 열지 않으면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발전하기 어렵다. ‘패권주의’를 우려할 만큼 이미 정치ㆍ경제ㆍ군사면에서 강국으로 탈바꿈한 중국은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세계는 이러한 중국을 경이와 두려움이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우리는 중국과 ‘제로섬’ 경쟁을 하기보다 중국의 변화와 성장을 국가 발전에 활용하는 전략을 한중 수교 15주년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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