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은-재경부 '외환·통화정책' 싸고 신경전

외환·통화정책 주도권싸고 힘겨루기


한은-재경부 '외환·통화정책' 싸고 신경전 "위기 대응능력 떨어질라" 우려 이학인 기자 leejk@sed.co.kr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외환ㆍ통화 정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한은이 외화보유액을 활용해 외환스와프시장에 개입하면서 이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재경부는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앞서 7월 한은이 내년부터 시중금리기준을 현행 콜 금리에서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재경부는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례적인 한은의 시장개입 공개와 관련, 재경부 내에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이 시장개입을 하면서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초 재경부는 외환보유액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은은 반대해왔다는 점이 깔려 있다. 재경부는 조선업체 등의 과도한 선물환 매도와 이에 따른 스와프 스프레드의 확대로 단기외채가 급증하고 환율이 하락(평가절상)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을 활용, 단기외채를 대신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한은이 외환보유액 동원을 꺼려해 협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는데 정작 시장개입 후에는 한은이 모든 것을 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비공개가 원칙이긴 하지만 한은의 외환 스와프시장 참여는 과거에 없던 일이기 때문에 시장에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시장에 미치는 어나운스먼트(announcement) 효과까지 고려했다"고 반박했다. 시중 금리 기준 변경에 대해서도 재경부와 한은은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은은 현행 콜금리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유동성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부터 한은과 금융회사 간의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시중금리의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통화정책 운용 체계 개선시안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한은의 발표가 있자마자 재경부는 협의과정에서 얼마든지 내용이 바뀔 수 있다며 김을 빼놓았었다. 이 같은 재경부와 한은의 마찰은 시기적으로 정권말기라는 점과 국내외 금융시장이 술렁이고 있는 상황에 비춰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시장도 언제든지 불안해질 수 있는 마당에 외환ㆍ통화정책의 두 축이 신경전을 계속할 경우 자칫 위기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9/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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