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자금세탁 또는 불법 자금조성 혐의거래 신고가 올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 말까지 금융기관이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한 ‘혐의거래 건수’는 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7건에 비해 4배 가까이로 크게 늘었다.
이는 또 연간 기준으로 2002년의 275건에 비해 7.2배 증가했고 지난해의 1,744건에 비해서도 많은 수치다. 혐의거래 건수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270건과 203건이었으나 3월 318건, 4월 356건, 5월 411건, 6월 442건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FIU가 설립된 2001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접수된 혐의거래 보고 건수는 모두 4,019건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자금세탁이나 불법 자금조성 혐의가 짙은 851건이 검찰청ㆍ경찰청ㆍ국세청ㆍ금융감독원ㆍ관세청 등 법 집행기관에 제공됐으며 약 3분의1 정도가 각종 불법행위와 관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FIU의 한 관계자는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거래를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면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데다 불법 자금거래를 숨기는 것이 결과적으로 금융기관의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 금융기관들이 적극 협조하면서 혐의거래 보고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FIU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최근 불법 자금거래를 신고하지 않은 금융기관 1곳을 적발해 과태료 처분을 했다. 금융기관들은 원화는 2,000만원, 외화는 1만달러 이상 거래에서 자금세탁이나 불법자금 조성 혐의가 있을 때 바로 FIU에 신고해야 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소득이나 경영규모, 평소 거래금액에 비해 많은 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출 또는 예금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의심 가는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질 경우 신고 대상이 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이 확산되고 있고 카드 사용이 보편화돼 있는 상황에서 많은 현금이 인출 또는 예금되는 경우 혐의거래로 의심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