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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사우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본인과 배우자 또는 자녀가 생일을 맞을 때 마다 김동진 부회장 명의의 축하 메일을 받는다. 일에 파 묻히다 보면 잊고 지내기 쉬운 결혼기념일이나 입사기념일등 각종 기념일도 회사에서 알려준다. 생각지도 못했다가 메일을 받아 본 직원들은 “나도 모르고 지나갈 뻔한 결혼기념을 메일 덕분에 알게 됐다”, “단순한 메일이지만 회사에서 나를 직접 챙겨주고 있다는 느낌에 애사심이 더 커진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놀라움을 표시하곤 한다. 회사의 작은 배려가 직원들의 ‘기 살리기’로 이어지는 대표적 사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임원들에게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야 회사도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며 직원들과의 ‘스킨십 경영’을 늘 강조해 왔다. 정 회장 스스로 역시 매년 신입사원 수련회에 참석, 세계 초일류 자동차 회사의 초석이 될 미래의 인재와 접촉하면서 각별한 애정을 표하고 있다. 현대차가 활용하고 있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기 살리기’ 프로그램은 다양한 휴가제도다. 현대차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상ㆍ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가족사랑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휴가일은 대개 한번에 4~5일 정도지만 각자의 의사를 반영해 휴가일을 늘려주기도 한다. 또한 회사에서 전국 주요 콘도미니엄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족사랑 휴가를 통해 가정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개인의 재충전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업무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특히 가족들의 반응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한 임직원들이 활력을 갖고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동호회 활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현재 현대차에는 전체 직원의 절반 가량인 약 2만5,000여명이 400여개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육아문제로 인한 출산기피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 펼치고 있다. 2003년부터 울산공장 내에 운영 중인 보육시설은 생후 2개월부터 취학 전까지 어린이를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돌봐 준다. 또 자녀교육에 따른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취학 전 만 5세 이상 자녀를 가진 임직원에게 유아교육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중고생 자녀의 경우 입학금 및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대학생 자녀는 3자녀까지 지원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자녀의 경우, 언어치료, 행동치료, 물리치료 등을 포함한 취학 전 조기교육과 취학 후 특수교육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선배-신입사원 1대1 '후견인제' 시행 눈길
"선배와 함께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며 어렵게만 느껴지던 선배와의 거리감을 좁히고, 선배의 신입사원 시절 에피소드 등을 들으며 회사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현대차 입사 2년차 기진호 사원)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 신입사원 시절은 넘치는 의욕만큼 좌충우돌하고, 이로 인해 상처를 받거나 의기소침해 지기 쉬운 시기다. 현대차는 신입사원들이 이처럼 민감할 때 안정적으로 회사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선배 직원들이 신입사원과 1대 1로 달라 붙어 유대감을 형성하는 후견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리 1년차에서부터 과장 3년차 직원 중 리더십 있고 책임감이 강한 직원을 대상으로 고충상담능력 외에도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우수사원을 뽑아 후견인으로 임명하고 있다. 후견인들은 매달 한차례 이상의 정기 모임과 수시로 만나는 번개모임을 통해 업무에 대해 조언을 해주거나 회사 또는 사생활과 관련한 고민을 들어주면서 회사 선후배 이상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후견인에게 보조금을 지급, 다양한 문화활동을 지원한다. 현대차의 신입사원들은 6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새 진정한 '현대차맨'으로 성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