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최대 모기지업체 파산 위기] 원인과 파장

연초 2,000명 증원등 공격경영 고집 禍 자초<br>파산땐 대출자 차입위기·업계 줄도산 가능성<br>월가 일부선 "망하기엔 덩치 너무 커" 시각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촉발한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CWF)의 파산설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이 투자등급 강등조치와 함께 파산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가뜩이나 신규 자금 조달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고 있는 컨트리와이드는 애널리스트의 리포트 하나로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메릴린치가 파산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릭 시몬스 컨트리와이드 대변인은 “변화된 환경에 맞춰 회사를 운영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두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컨트리와이드의 주가는 이날 13% 폭락, 지난 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또 파산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000만달러당 36만8,500만달러를 내야 하던 전날보다 2배가량 높은 60만달러로 치솟았다. 컨트리와이드는 69년 설립된 미 최대 모기지회사다. 모기지 잔액은 무려 1조4,341억달러로 미국 내 전체 모기지시장의 1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 건수도 884만건을 웃돌아 파산의 후폭풍을 짐작하게 한다. 컨트리와이드가 파산할 경우 당장 주택 대출자들로서는 차입 위기에 봉착하고 주택 경매에 따른 집값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라는 점에서 미국 서브프라임시장의 붕괴에 따른 줄도산 사태는 물론 신용경색도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은 창업자 안젤로 모질로 최고경영자(CEO)는 연초부터 불거진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에도 불구하고 직원 2,000명을 늘리는 등 공격적 경영을 고집해왔다. 모질로의 이 같은 ‘뚝심 경영’은 2000년 들어 저금리 기조를 타고 모기지 대출을 확대하면서 기업의 볼륨을 키웠다. 그 결과 지난해 포천지 선정 미국 기업 랭킹 9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따지지 않는 이른바 ‘묻지마’ 대출경쟁을 주도하면서 부실을 키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문만 무성하던 컨트리와이드의 파산 가능성은 사실 9일부터 표면화했다. 컨트리와이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외면으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다”며 “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영향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컨트리와이드의 회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자본시장에서 신규 자금 조달이 봉쇄된 탓이다. 회사채 금리는 정크본드 수준으로 국채보다 3.2%포인트 높다. 특히 단기 자금 조달용으로 사용하는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의 경우 6~6.5%에 이르고 있고 자산담보부CP는 무려 12.54%에 달한다. 물론 컨트리와이드는 단기 유동성이 1,87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밝혀 급한 불은 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월가에서는 “망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는 시각도 있다. 서브프라임 부실의 발단이자 미국 최대 모기지회사의 운명은 신용경색 현상이 얼마나 조기에 수습되느냐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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