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억원 상금잔치, 주인공은 누구?’ 앞섰다고 자만할 것도, 처졌다고 낙담할 것도 없다. 왔던 것보다 갈 길이 더 멀기 때문이다. 하반기 본격 상금 레이스에 접어드는 국내 남녀 프로골프투어 얘기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9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10개 대회를 이미 치렀다. 하지만 KPGA는 9개 대회, KLPGA는 11개 대회가 남아 있다. 주인을 기다리는 하반기의 상금만도 남녀 각각 41억과 35억원이나 된다. KPGA의 경우 총상금 10억원짜리 코오롱ㆍ하나은행 한국오픈을 비롯해 7억원인 신한동해오픈, 6억원이 걸린 삼성베네스트오픈 등 3개의 ‘매머드급’ 대회가 열리고 KLPGA 하반기 일정표에도 KB국민행스타투어 5차전(총상금 5억원)과 SK에너지인비테이셔널, 하이트컵챔피언십, 레이크힐스클래식(이상 총상금 4억원) 등 빅 이벤트가 즐비하다. 그린은 더욱 뜨거운 열기를 뿜어낼 전망이며 그 만큼 상금왕이나 다승왕 타이틀의 향방을 섣불리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KPGA 코리안투어는 ‘슈퍼루키’ 김경태(21ㆍ신한은행)의 초강세 속에 20대의 패기와 중견 및 베테랑의 관록이 대결하는 형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즌 3승과 상금 3억7,000여만원을 챙긴 김경태는 KPGA 역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태세다. 신인왕 부문에선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그는 남은 고액 상금 대회 3개 가운데 한번 정도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상금왕과 다승왕 등 전부문 1위를 휩쓸 가능성이 크다. 김경태의 질주에 제동을 걸 만한 선수로는 1억6,500만원으로 상금랭킹 2위에 오른 배상문(20ㆍ캘러웨이), 4위인 지난해 상금왕 강경남(24ㆍ삼화저축은행), 5위 홍순상(26ㆍSK텔레콤) 등 신세대 주자들이 꼽힌다. 중견급 가운데는 연우헤븐랜드오픈에서 최종라운드 취소로 1승을 거둔 박도규(37ㆍ르꼬끄골프), ‘독사’ 최광수(46ㆍ동아제약), 장타자 신용진(43ㆍ삼화저축은행), 황인춘(33ㆍ클리브랜드), 오태근(31ㆍ애시워스) 등의 선전이 기대된다. 김형성(27ㆍ삼화저축은행), 김대현(19ㆍ동아회원권), 최진호(23ㆍ테디밸리), 정지호(23ㆍ던롭스릭슨) 등도 상위권을 위협할 복병으로 지목된다. KLPGA의 경우 신지애(19ㆍ하이마트)를 필두로 한 안선주(20ㆍ하이마트), 지은희(21ㆍ캘러웨이)의 ‘빅3’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차례로 4승과 3승, 2승을 거둬 10개 대회에서 9승을 휩쓴 이들은 미국 LPGA 무대에서도 실력을 검증 받았다. 신지애는 US여자오픈 단독 6위, 에비앙마스터스 공동 3위에 올랐고 안선주는 에비앙마스터스 공동 6위, 지은희 역시 브리티시여자오픈 공동 5위로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들 외에 최나연(20ㆍSK텔레콤), 박희영(20ㆍ이수건설), 김혜정(21), 임은아(24ㆍ휠라코리아), 문현희(24ㆍ휠라코리아), 홍란(21ㆍ이수건설) 등 상금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이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하며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하반기 대회에 간간이 모습을 드러낼 강수연(31ㆍ하이트), 김미현(30ㆍKTF), 홍진주(24ㆍSK에너지) 등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은 상금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