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의 디즈니를 키워라] "호객행위 근절 등 대학로 자정 노력 절실"

■ 임길호 대표

임길호 대표는 대학 연극과에 진학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15년째 서울 대학로를 내 집 삼아 살고 있다. 15년간 대학로의 성쇠(盛衰)를 보고 듣고 경험한 그는 "대학로를 찾는 관객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며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경쟁하려는 자정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 대표에 따르면 서울 혜화동과 명륜동 등 공연 지구 일대에 160여 개의 소극장이 밀집해있다. 이들 극장 무대에 오르는 콘텐츠들은 공연장 수의 두 배, 세 배가 넘는다. "공연을 즐기는 계층이 늘어났다고는 해도 공연장 수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에요. 파이에 비해 나눠 먹어야 하는 입이 더 많이 늘어난 거죠." 수요 대비 공급이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공연 삐끼'로 불리는 호객꾼들이 성행하는 것. 공연 티켓을 싸게 주겠다고 접근해서 특정 공연을 보도록 유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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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창작 작품보다는 영화 원작을 가져다 손쉽게 무대에 올리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임 대표는 "한 아이템이 성공하면 다른 제작사들도 우르르 비슷한 아이템으로 출혈경쟁을 하고 공연 호객행위가 성행하면서 관객들이 많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며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경쟁하겠다는 자정노력이 없다면 문화지구로서 대학로의 명성도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급격한 팽창에 따른 부작용을 점검하지 않으면 '한국의 에딘버러', '한국의 아비뇽'으로서의 대학로는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 차원의 공연예술 지원책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임 대표는 "정부가 대학로를 문화 지구로 지정한 뒤 소극장이 입주하면 건물주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건물주들이 사람들이 좀 몰린다 싶으면 임대료를 올려버린다"며 "문화지구 지정 이후의 사후 점검과 관리, 예매시스템 구축 등 공연 환경과 인프라 구축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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