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자동차 '빅3' 잘 달리나 싶더니…

GM·포드·크라이슬러, 日대지진 여파 부품난 가중<br>수개월간 산발적 조업중단 전망…수익 악화 불보듯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잘 달리던 미국의 자동차산업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 3'는 지난해 이후 자동차 판매가 전년에 비해 20~30%씩 급증하면서 전자부품, 센서, 고무류, 특수금속 등 부품을 제 때 조달하지 못해 가끔 조업을 중단했어야 했는데, 이번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는 이러한 부품 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 대국인 일본의 공장들이 조업을 중단하면서 그 충격이 미국의 '빅 3'에까지 파급되는 이른바'리플 효과(ripple effectsㆍ잔물결 효과)'가 예상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빅3의 부품 난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산발적인 조업 중단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 같은 조업중단은 전체적인 자동차 생산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업체들의 이익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드는 엔진부품인 특수금속과 전자 칩을 제 때 확보하지 못해 인기차종인 F-150 픽업트럭 공장가동을 지난해 12월 이후에만 두 차례 중단해야 했다. 이 회사의 토드 니센 대변은은 "(부품문제로) 가끔 공장을 세워야 했는데, 일본 지진으로 인해 조업중단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 역시 지난해 연말 전자부품 문제로 미니밴을 생산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윈저공장을 일주일간 세웠다. 이 회사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가동중단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GM도 최근 소형트럭을 생산하는 루이지애나의 슈리브포트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자동차산업 컨설팅업체인 그랜트 트론톤의 라스 루드맨 이사는 "앞으로 수주 동안 자동차 업계의 예기치 않은 가동중단 사태가 종종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 3'가 이처럼 부품 난을 겪는 것은 금융위기와도 관련이 깊다. 지난 2008~2009년 미국의 자동차판매가 급격히 떨어지자 미국 내 많은 부품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그나마 살아남은 업체들도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면서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이후 자동차시장이 급속도로 회복됐지만 부품업체들이 늘어나는 수요를 맞춰주지 못하고 있는 것. 부품업체들은 새로 공장을 지으려 해도 깐깐해진 금융기관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반도체메이커들은 안정적인 수요처인 전자회사를 더 중요한 거래선으로 대우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부품 공급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여기에 부품대국 일본의 공급차질은 부품 난을 급격히 악화시키고 있다. 일본은 연간 250만대의 자동차 엔진과 연간 850만개의 변속기를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콘트롤러, 플래시메모리, LCD, 터보차저 등 수많은 부품들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의 '빅 3'도 부품의 상당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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