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대형은행, 원자재시장서 부당이득 '꿀꺽'

■ 상원 상임조사소위원회 보고서

알루미늄·구리 등 기준 이상 축적

수급 조절 통해 상품 가격 조작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원자재시장에 개입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 상임조사소위원회는 400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JP모건·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대형은행들이 원자재시장 개입으로 가격을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상원 조사소위는 원자재 시장에 대해 2년간 조사를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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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시장 내의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원자재 수급을 조절하고 투자수익을 챙겨왔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 2010년 금속창고 업체 메트로를 인수한 후 고의로 알루미늄 등의 선적을 지연시켜 공급에 차질을 초래하고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은행들이 이 같은 시장 내부정보를 활용해 투자수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또 알루미늄·구리 등 원자재 상품을 불법적인 방식으로 기준 이상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은 구리를 금은 같은 귀금속으로 분류해 기준보다 많은 양을 쌓아뒀으며 알루미늄도 자회사 자산으로 등록해 기준량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총 5,5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탱크 100개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3일치 원유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상원 조사소위의 칼 레빈 위원장은 "투자은행들이 상품 가격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여 미국 제조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며 "이들이 더 이상 원자재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들의 상품비축을 막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허용한계를 초과하는 자산보유를 허가했고 은행들이 얼마나 원자재를 축적하고 있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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