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신년 기고] 청마(靑馬)와 창의적 사고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새해가 됐다. 매년 새해 이맘때쯤이면 '새해는 어떨까'라는 궁금함과 '올해는 좀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이 사람 심리인 것 같다. 이와 관련해 많은 경제 관련 기관들이 새해 경제를 전망하고 나름의 분석 등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내놓는다. 올해 우리나라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한국경제연구원 3.4%, LG경제연구소 3.7%, 골드만삭스 3.7% 등 3.5% 내외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잠정치 2.6%(한국경제연구원)보다 높은 수치다.

청마 진취성 닮은 사고가 미래 열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14년 세계 경제가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미국의 불안정한 경기 회복,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탈피, 재정 위기에 시달리던 유럽의 플러스 성장 등을 근거로 세계 경제의 암울한 시대가 서서히 걷히고 올해 '회복의 시대'로 첫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회복의 시대 동력으로 미국은 3차원(3D) 프린터를 꼽았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 성장을 위해 제조업 부활을 핵심으로 삼고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3D 프린터 자체가 지닌 창의성과 이를 통한 새로운 창조적 생산은 눈여겨 볼만한 것 같다. 3D 프린터는 산업은 물론 의료·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3D 프린터를 통해 샴쌍둥이 분리에 성공한 일화는 창조와 융합의 좋은 사례일 것이다. 샴쌍둥이 분리 수술은 100시간가량 걸리고 난도도 높은 수술이라고 하는데 3D 프린터로 뼈와 장기 등까지 상세히 제작된 인쇄물로 예행연습을 해 22시간 만에 수술을 성공했다는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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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국에서는 예전과 달리 TV와 데스크톱 컴퓨터 모니터 기능을 합친 제품 등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어 영국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은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도 보급돼 있는 이 제품은 기존 지식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창조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도 자신의 최대 걸작이라 할 수 있는 아이폰 발표회에서 "터치로 컨트롤할 수 있는 와이드 스크린의 아이팟, 혁신적인 모바일 폰, 상식을 깨는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 등 기존의 혁신적인 기술 세 가지를 융합해 더 혁신적인 아이폰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창조와 함께 기존 지식들의 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지식융합 신성장 동력 밑거름 삼아야

현재 정부도 '정부 3.0'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하고 있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이 바로 이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도 국민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활성화하고 이를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여기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결실을 거두면 당연히 좋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가 창조적 사고를 하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과정이 경제 성장은 물론 창의적인 사회, 창의적인 한국으로 가는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는 쓸수록 감소하지만 지식은 쓸수록 더 많은 것을 창조한다"는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지식의 사용·융합은 새로운 창조와 정비례한다고 생각한다. 갑오년 새해를 상징하는 청마(靑馬)는 진취적이라고 한다. 올해 국민들에게 청마의 기운과 만복이 함께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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