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이계안 열린우리당 입당 前 현대캐피탈 회장

“실수요자 입장에서 현장감 있는 정책을 많이 개발해 기여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열린 우리당에 입당한 이계안 민생경제특별본부 고문(전 현대카드ㆍ캐피탈 회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산업현장에서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이헌재 부총리의 입각이었다 ”며 이부총리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언제 누구의 권유로 우리당에 입당했나. ▲우리당 입당을 제의받은 때는 지난해 10월이었다. 당시 후보영입단장을 하고 있던 정동영 대표가 `한 번 같이 일해 보자`고 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내가 정치에 대한 관심도 준비도 없는데다 정치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딱 잘라 거절했다. 아버지가 정치를 하면서 고민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고 또 그것 때문에 남몰래 불이익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정말이지 정치는 돌아보지도 않았었다. 결과적으로 다섯 달을 버틴 셈이다. -생각을 바꾸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 ▲영입을 제의하는 정 대표에게 정치에 대한 불평을 참 많이 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후 기업인으로서 갖고 있던 불만들, 예를 들어 정책혼선과 정책의 불확실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랬더니 정 대표가 `그럼 당신이 한 번 직접 해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는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다가 묘하게 입당 데드라인시점에 개각 발표가 있었고 이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부총리로 다시 입각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부총리와는 외환위기 직후 현대그룹 경영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제 아이디어도 잘 받아주고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의견 교환을 많이 했던 사이다. 이 부총리가 경제를 맡아준다면 그를 믿고 적어도 몇 개 분야에서는 제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예를 들자면. ▲오랫동안 기업에 있었기 때문에 정책 수요자로서 경제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건설, 산업, 노동정책 파트너로서 현장감 있는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산업정책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동북아 경제중심 등 각종 국정과제도 미흡한 점이 많다. - 노동문제는 누구나 힘들어 하는 분야인데. ▲지난해 철도, 화물연대 파업과 두산중공업 파업 과정을 거치면서 나타난 정책은 굉장히 불확실했다. 노조에 편향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노동자들에게도 미움을 받는 이상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다. 친(親)노동자든 친사용자든 정책이 예측 가능한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고 사업방향이나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더구나 나는 경영인 출신이지만 가까운 친구들이 노동계에 많아 누구보다 노동자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목희 우리당 금천지구당 상임고문, 문성현 전 민노총 사무국장등은 모두 대학 동창(서울대 경영대학 71학번)들로 사회에 나와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친구들을 이해할 목적으로 만든`이목회`멤버들이다.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나도 심정적으로는 친노(親勞)라고 말할 수 있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 박오수 서울대 경영대학장,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박중진 동양증권 사장등은 같은 학번이면서 독서모임인 `초수회(初水會)`회원들이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섭섭해 했을 것 같은데. ▲정 회장께는 입당을 결정하기 직전에 말씀드렸다. 그렇다고 말리지는 않았지만 섭섭해 하시더라. 공들여 훈련시켜 일할 만 하니까 도망간다고 적잖이 서운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이왕 결정한 것이면 꼭 성공하라고 독려했다. - 이 고문의 입당을 두고 현대가(家)의 특사파견이라는 설이 있다. ▲그래서 나를 보고 `남자 심청`이라는 말을 하는 모양이다. 낭설이다. 이런 공격을 받으리라 짐작은 했다. 그래서 고민도 많이 했지만 결단코 아니다. - 우리당을 반시장적인 정당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만약에 실물경제를 잘 알고 있다면 안할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하는 데 그런 것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예를 들어 기업접대비를 50만원 건은 말도 안된다 넌센스다. 또 카드사들에 대해 현금서비스 최고금리를 규제한 것도 잘못된 정책이었다. 일용직을 늘려서 실업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투자를 통해 늘려야 한다. 지금 국내 경기는 바닥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 어느 지역에서 출마하게 되나 ▲(당에서)경선하면 떨어질 것 같으니까 전략지역중의 한 곳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결정은 당에 100% 의존하고 있다. <박동석기자, 안의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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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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