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한 467억3,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지난 2월(-8.6%)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월별 수출 증감률은 1월 10.9%에서 2월 -8.6%로 떨어진 후 3월 0%, 4월 0.2%, 5월 3.2%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6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엔저의 여파다. 중국(5.4%) 등 신흥국과 미국(5.7%)ㆍ유럽연합(EUㆍ13.1%)으로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엔저의 영향으로 대일본 수출은 지난달에만 16.6% 급감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LCD(-15.8%)ㆍ철강(-13.2%)ㆍ일반기계(-10.7%) 수출이 부진했다. 수입은 412억1,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다. 원자재 수입이 단가 하락으로 6.8%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자본재와 소비재가 각각 9.5%, 0.7% 늘었다.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55억1,600만달러 흑자로 1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2,767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 증가율인 0.5%보다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0%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으로의 수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1.5%나 감소했다. EU로의 수출도 3.8% 줄었다.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이 2주년을 맞았으나 수출기업들이 FTA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종별로는 상반기 선박 수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25.3%나 추락했고 철강도 11.9% 급감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도 엔저 여파로 각각 1.7%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일 수출실적이나 일본과 경합도가 큰 품목인 철강ㆍ석유화학 등의 수출실적을 볼 때 엔저 여파가 점점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환율 변동성 심화,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여전히 불안요인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